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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위대한 되감기' 어떻게 전개되나?…'3문3답'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2017-09-20 11:28 송고 | 2017-09-20 11:38 최종수정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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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대차대조표 축소 개시를 발표할 전망이다.

FOMC 발표를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자산축소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궁금해할만한 사안을 3문 3답으로 구성했다.
- 채권 매입을 통해 자산을 불려 온 연준이 재투자 규모를 줄여서 포트폴리오를 축소한다는 것은, 연준이 채권 발행자로부터 원금을 돌려받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재투자를 줄여 생긴 돈으로 연준은 뭘 하나?

▶ 연준은 국채 및 모기지담보증권을 재투자함으로써 4조5000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제 재투자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그 자금으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처음 채권을 어떻게 매입했는지 떠올려보면 된다. 화폐 발행기관이기도 한 연준은 일반적으로 채권을 구매할 때, 채권 매도자의 계좌 잔고를 늘려주는 방식으로 결제한다. 이런 방식으로 연준은, 지폐를 인쇄하지 않고도, 통화를 창출해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을 늘린다.
자산 축소 과정에서는 이 과정이 반대로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쉽다. 연준은 만기 도래한 채권의 원금을 재투자하는 대신 그저 지워버린다. 이런 방식으로 연준은, 지폐를 태우지 않고도, 금융 시스템 내에서 유동성을 축소시킨다.

- 연준은 왜 자산 축소에 나섰나?

▶ 첫째, 미국 경제 기반이 탄탄해졌다. 연준은 지난 2년 간 연방기금금리를 네 차례 인상했으며, 차입비용이 안정적으로 제로(0)를 웃돌았다. 이는 연준이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실시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종료할 준비가 됐음을 의미한다.

둘째, 연준의 대규모 대차대조표가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예산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 저금리 정책을 비난했다. 이에 더해 일부 비평가들은 주택시장을 지지하기 위한 연준의 모기지담보증권 매입이 (국민에 의해 선출돼 자원배분의 권한을 위임 받은) 의회가 수행해야 할 재정정책의 한 형태였다고 지적한다.

셋째, 자산 축소 과정을 시작하면 금융 시장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 향후 연준에는 리더십 재편이라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내년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해 연준 이사 7명 중 5명을 임명하게 된다. 리더십 리스크를 감안할 때 적어도 지금 자산 축소를 개시하면 연준의 자산 운용 기조에 대한 불확실성을 덜어줄 수 있다.

- 자산매입프로그램이 경제를 부양했다면, 재투자 종료를 시사한 경우 정반대의 반응이 나타나야 하는데, 채권시장은 왜 무덤덤했나?

▶ 지난 2013년 연준의 자산매입프로그램 축소 시사는 '긴축 발작'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직까지 그런 반응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행운, 타이밍, 기술적 요인 덕일 수 있다.

먼저, 연준이 대차대조표 확대를 멈춘 이후,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이 자산매입에 나섰다. 따라서 ECB가 동시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하지 않는 한 시장 반응은 없을 수도 있다.

또한 연준은 이번에 점진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이번 자산 축소 과정에서 연준은 재투자 규모를 한번에 줄이지 않고, 점진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연준 계획에 따르면 재투자 규모를 목표 수준까지 축소하는 데만 1년이 걸릴 예정이다. 리차드 클라리다 핌코 이코노미스트는 "하루에 디저트를 3개 먹다가 2개 먹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이에 더해 연준은 이번에 계획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했다. 지난 2013년 긴축 발작 당시 시장은 자산매입을 줄이겠다는 연준의 발언을 조기 금리인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했다. 연준은 이번에 대차대조표 축소 결정이 금리 설정 경로를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마지막으로, 연준의 자산매입프로그램으로 인한 부양효과 중 일부는 심리적인 데서 기인했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은 정책금리가 제로(0)에 근접한 경우에도, 필요하면 '양적완화'라는 경기 부양책을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루 크랜달 라잇슨ICAP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자산매입프로그램의) 많은 이익은 심리적인 부분이었다"며 양적완화를 되돌린다고 해도, 큰 역효과는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min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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