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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탈 쓴 비둘기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신중해야"

연준 양적긴축에 경고음…"ECB 실패에서 배워라"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2017-06-17 07:34 송고 | 2017-06-17 07:45 최종수정
미국 연방준비제도 © AFP=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 © AFP=뉴스1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하고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매파적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으나 16일 블룸버그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을 '매의 탈을 쓴 비둘기'에 비유하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전망은 완화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연준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3년 금리 전망은 오히려 하향조정됐다. 이날 발표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 중앙값에는 변화가 없었으나 평균값은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전망 평균치가 FOMC 위원들의 정책 기대 분포 변화를 더 잘 반영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FOMC 발표문에는 대차대조표 정상화 즉 양적긴축 계획도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 경고하며 유럽중앙은행(ECB) 사례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ECB는 지난 2012년 비슷한 정책을 실시한 적이 있다. 덕분에 ECB의 대차대조표는 지난 2012년 6월 3조1000억유로 규모에서 지난 2014년 9월 2조유로로 줄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유로존 경제가 감당하기에 너무 과했던 것으로 판명났다. 유로존은 당시 침체기에서 회복되고 있었으나 ECB 대차대조표 정상화가 끝날 때쯤 약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ECB의 대차대조표 축소 시도는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으며, 결국 경기침체로 귀결됐다. 이후 ECB 정책 위원들은 정반대 정책으로 전환해야했다. 그 결과 ECB는 아직까지 대규모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대차대조표 규모는 4조1000억유로 정도다. 정상화가 끝났던 2014년 9월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다.
대차대조표를 3분의 1 줄였다가, 그 두 배 규모까지 늘려야만 했던 ECB의 사례를 두고 블룸버그는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준도 유사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차대조표 축소가 오히려 신속하고, 과감한 재확장을 요구하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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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연준의 금리 인상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 중인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은 트럼프 재정정책 실패 가능성이라는 하방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연준의 완화적 태도는 주식 시장을 지지한다.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상은 경제가 긴축을 견딜 수 있음을 시사하는 긍정적 경제 전망의 한 지표이기도 하다.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에 가까워지기는 했지만 미국 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은 연준에게 통화 긴축이 그리 급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미국 경제가 '완만한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을 특징으로 하는 골디락스 경제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면서도 '대차대조표 정상화는 잘 차려진 골디락스 밥상을 완전히 뒤엎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min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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