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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서 태어난 아기돌고래…임신 10개월에도 돌고래쇼

동물보호단체 "암컷 큰돌고래 임신 과정 비윤리적"

(울산=뉴스1) 이윤기 기자 | 2017-06-14 14:08 송고 | 2017-06-14 17:26 최종수정
13일 오전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서 암컷 돌고래 장꽃분이 장꽃분이 새끼 돌고래와 함께 유영하고 있다. 를 출산했다.고래생태체험관은 13일 추정 나이가 18살인 장꽃분이 이날 오전 8시15분쯤 새끼 한마리를 낳았다고 밝혔다.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 제공)2017.6.13/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13일 오전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서 암컷 돌고래 장꽃분이 장꽃분이 새끼 돌고래와 함께 유영하고 있다. 를 출산했다.고래생태체험관은 13일 추정 나이가 18살인 장꽃분이 이날 오전 8시15분쯤 새끼 한마리를 낳았다고 밝혔다.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 제공)2017.6.13/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의 암컷 큰돌고래 ‘장꽃분’이 세번째 새끼를 출산했지만 임신한 상황에서도 돌고래쇼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은 암컷 큰돌고래 장꽃분이 고래생태체험관 보조풀장에서 13일 오전 8시15분께 새끼 돌고래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새끼 돌고래는 현재 건강한 상태라고 밝히고 있지만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장꽃분의 임신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 심인섭 팀장은 "돌고래의 임신기간이 12개월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장꽃분이 지난해 5~6월께 수정이 이뤄졌다고 추측할 수 있다"며 "올해 4월쯤 임신한 큰돌고래를 보조풀장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사전에 혈액검사를 통해 임신 사실을 인지하고 옮긴 것인지, 아니면 전혀 알지 못하고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인지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에 임신 사실을 알고도 전시수조에 어미를 방치했다면 대단히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고래생태체험관 관계자에게서 4월까지 장꽃분이 전시수조에서 돌고래쇼를 진행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고래생태체험관 김철성 차장은 "4월까지 장꽃분이 무리없이 고래쇼를 소화하고 전시수조에 있었다"며 정확한 임신 확인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김 차장은 "수족관 내에서 번식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동물보호단체의 입장에 대해 당황스럽다"며 "돌고래는 단순히 개와 고양이처럼 중성화와 같은 시술로 수중교미를 억제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동물들의 특징인 발정이 시작되는 번식기간이 정해져 있어 우리가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수족관 내에서 번식을 시키지 말라는 것에 대해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만약에 억제하는 행위 또한 동물 복지 측면에서도 반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그는 "14일 일본 수의사와 간호사가 방문해 2주가량 돌고래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계획"이라며 "새끼돌고래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단체인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가 30일 낮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부산관광단지 돌고래 수족관 건립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야생동물을 좁은 콘트리트 수조에 갇혀 전시 및 공연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학살행위"라며 부산도시공사가 추진하는 돌고래 수족관 건립 계획을 반대했다.2017.5.30/뉴스1 © News1 최동현 기자
울산환경운동연합 김형근 사무처장은 "2014년 3월 생태관에 있던 암컷 고래가 새끼를 낳았으나 수족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3일 만에 폐사했다"며 "당시 체험관 측은 지금처럼 돌고래의 임신을 '경사'로 포장하며 출산까지 모든 과정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행태를 보였으나 결국 새끼가 죽으면서 전국적인 반대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폐사한 새끼들의 전례가 있고 수족관에서 지낸 (장)꽃분이는 출산 양육과 관련해 사회적 학습이 전혀 돼 있지 않다"며 "그런 관점해서 체험관 측에서 의도한 번식이라면 그야말로 비윤리적인 행태고 또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관리 사각지대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래생태체험관이 임신한 장꽃분을 10개월간 전시수조에 방치한 것에 대해 "만약 만삭의 임신부가 하루종일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공원에 서 있어야 한다고 상상해보라"며 "오로지 이윤추구에만 매달려 살아있는 생명을 착취하는 행위는 즉각 그만둘 것"을 촉구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장꽃분의 새끼 출산과 관련해 "수족관 내 돌고래 번식 금지"를 촉구했다.

조약골 공동대표는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수년간 돌고래 폐사가 잇따라 동물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2009년과 2012년에 각각 일본에서 들여온 돌고래가 전신성폐혈증과 돼지단독병으로 죽었고 장꽃분이 2014년 3월 초에 낳은 새끼 돌고래는 태어난지 3일만에, 2015년 6월에 낳은 또 다른 새끼 1마리는 태어난지 6일만에 각각 폐사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도 수족관 내 돌고래 번식은 지양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 시월드는 전시·공연용 범고래의 번식 중단을 선언했으며, 올해 5월 프랑스에서는 수족관 내 돌고래 번식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하기도 했다.

14일 오후 울산시 장생포 고래박물관 내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조련사들이 돌고래 쇼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오전 울산고래박물관은 기자회견에서 “울산남구청이 지난 9일 수입한 일본 돌고래 2마리 중 1마리가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서 5일만에 폐사했다”고 밝혔다. 2017.2.14/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14일 오후 울산시 장생포 고래박물관 내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조련사들이 돌고래 쇼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오전 울산고래박물관은 기자회견에서 “울산남구청이 지난 9일 수입한 일본 돌고래 2마리 중 1마리가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서 5일만에 폐사했다”고 밝혔다. 2017.2.14/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조 대표는 "고래생태체험관은 돌고래가 새끼를 낳아 키울 환경이 되지 않는 곳"이라며 "이미 두 번이나 새끼 돌고래를 죽인 전력이 있음에도 암수 돌고래를 분리 사육하지 않고 계속해서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수족관 번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래생태체험관은 "암수 돌고래를 분리 사육할 이유가 따로 없다"며 "앞으로도 수족관 번식에 관련해서는 입장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 수족관에서 돌고래 출산은 제주 20회, 울산 3회, 어민에 의해 불법 포획돼 제주 앞바다에 방류한 남방큰돌고래 복순이 가두리 출산 1회로 모두 24회가 이뤄진 반면, 현재 살아남은 새끼는 제주 퍼시픽랜드에 2마리와 13일 장꽃분이 출산한 새끼를 포함한 단 3마리다.


byna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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