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

요트, 더 이상 럭셔리스포츠 아니다

영화 볼 돈으로 한강에서 요트 타자

(서울=뉴스1트래블) 임요희 기자 | 2016-04-22 18:23 송고

한강 서울마리나 요트 계류장에서는 1인당 1만5000원에 한 시간 요트 체험을 제공한다. /임요희 기자© News1travel
한강 서울마리나 요트 계류장에서는 1인당 1만5000원에 한 시간 요트 체험을 제공한다. /임요희 기자© News1travel

우리나라에서 요트라고 하면 럭셔리 스포츠로 인식,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문화였다.

그러나 국민 1인당 3만 달러를 목전에 둔 지금 우리나라에 요트 대중화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요트를 타려면 부산, 제주 등지에서 6만~7만원은 들여야 했다. 4인 가족 30만 원 가까이 들었던 요트를 이제 영화 볼 돈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한강 서울마리나 요트 계류장에서는 1인당 1만5000원에 한 시간 요트 체험을 제공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각계 은퇴자들이 협동조합을 결성, 10여 대의 요트를 임대해 직접 휠을 잡았기 때문이다.

한강 요트는 서울마리나 요트 계류장에서 출발 당산철교, 서강대교, 마포대교, 원효대교 구간까지 두루 운행 가능하다.

아울러 절두산성지, 당인리발전소, 국회의사당, IFC빌딩, 여의도 쌍둥이빌딩, 63빌딩 등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단, 다리 높이가 낮아 요트의 미스트가 걸리는 양화대교와 한강철교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울시 공무원 은퇴 후 요트 스키퍼로 제2인생을 시작한 인태남 씨. /임요희 기자 © News1travel
서울시 공무원 은퇴 후 요트 스키퍼로 제2인생을 시작한 인태남 씨. /임요희 기자 © News1travel

선박 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요즘, 요트는 안전할까. 스키퍼 인태남씨(63)의 대답을 들어보자.

“안전 문제는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요트 하부에는 배 무게의 3분의1에 해당하는 킬이 있어 66.7도까지 기울어도 결코 뒤집히지 않습니다.”

킬(keel)은 세일 요트의 무게추로 복원성을 높여 직진을 가능케 하는 기능이 있다. 바람의 방향이 일정한 바다 항해에 반해 한강은 바람의 세기가 일정치 않고 가끔 돌풍이 불어 운전이 까다롭다고 한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돛을 풀었다 놓았다 하는 등 요트 운항에 들어가는 체력적 소비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취재에 나선 날은 바람이 몹시 세서 요트가 45도 이상 기울기도 했다.

요트 운항이란 게 가만히 서서 휠만 잡는 게 아니라 바람, 물과 싸우기도 하고 맞춰주기도 하면서 진행하는 일이었다. 바로 그런데 요트 운항의 묘미가 있다고 인태남씨는 말한다.

요트가 돌풍에 45도로 기울자 황급히 닻을 감아올리는 인태남 씨. 사진 임요희 기자 © News1travel
요트가 돌풍에 45도로 기울자 황급히 닻을 감아올리는 인태남 씨. 사진 임요희 기자 © News1travel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요트는 달리고 빌딩 숲은 점점 멀어진다. 강 한가운데 오자 세상이 말할 수 없이 고요해진다. 엔진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찰박찰박하는 물소리뿐.

“세일 요트는 동력으로 가는 게 아니라 바람의 힘으로 가는 겁니다. 출항 시나 계류장에 접안할 때만 잠시 엔진을 가동할 뿐이죠.”

소음공해는 물론 대기오염도 발생하지 않고 기름 냄새도 나지 않는 게 요트라고 인태남 씨는 말한다. 쾌적, 여유, 편안함이야말로 요트가 지닌 가장 강력한 매력이다. 

한강 서울마리나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 전경. /임요희 기자 © News1travel
한강 서울마리나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 전경. /임요희 기자 © News1travel

그렇다면 보트와 요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보트는 돛이 달리지 않은 조각배의 통칭인 반면 요트는 돛을 이용, 바람의 힘을 이용해 속도를 낸다고 임태남씨가 자세히 설명해준다.

기자가 탄 27피트 요트는 줄곧 2~3노트의 속력을 유지했다. 하지만 바람이 셀 때는 10노트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모터의 힘을 빌리지 않고 바람의 힘으로 가는 게 그랬다. 

32피트짜리 요트에는 스키퍼(선장)를 포함하여 10여 명의 인원이 탑승 가능하다. 맥주와 같은 주류의 반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배를 임대해 하루 종일 놀 수도 있다.

생일 혹은 기념일을 맞아 가족들과, 친구들과 요트 안에서 하루 동안의 파티를 즐겨보자.

선실이 넓어 10명의 인원을 거뜬히 수용할 수 있으며 화장실, 침실, 주방 등 부대시설이 완벽히 갖추어져 있어 생활하는 데 조금도 불편함이 없다.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요트는 달리고 빌딩 숲은 점점 멀어진다. 강 한가운데 오자 세상이 말할 수 없이 고요해진다. /임요희 기자 © News1travel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요트는 달리고 빌딩 숲은 점점 멀어진다. 강 한가운데 오자 세상이 말할 수 없이 고요해진다. /임요희 기자 © News1travel

또한 수시로 갑판을 드나들며 바람을 쐬거나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요트 파티는 생애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하루 동안의 추억을 사는 비용은 36만 원이다.  

서울마리나에 오려면 9호선 국회의사당역 1번 출구를 이용, 국회 정원을 통과해 북문으로 나오면 된다.

2호선을 이용할 시 당산역 4번 출구 앞 토끼굴을 통과한 후 국회의사당을 바라보고 강변을 따라 걸으면 바로 서울마리나다. 휴무는 없고 오전 11시에서 밤 9시까지 운행한다.  

기타 문의는 서울요트조합(02-761-1290)으로 하면 된다.


yhlim@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