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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센터 직원 "세월호 연상 연극 의도적 방해" 주장

센터 직원 김진이씨 "대책회의 후 A부장이 중단 지시"…A부장 "전달과정의 오해"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5-11-04 10:24 송고 | 2015-11-04 10:35 최종수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공연예술센터 김진이 직원(노란색 바탕 글씨)과  A부장과의 카카오톡 캡쳐화면 (사진제공 김진이 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공연예술센터 김진이 직원(노란색 바탕 글씨)과  A부장과의 카카오톡 캡쳐화면 (사진제공 김진이 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공연예술센터의 직원이 "자체 기획 공연사업인 '팝업시어터'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연극을 센터 측에서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공연예술센터 측은 "전달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반박했다.

'팝업시어터' 실무담당자 김진이 씨는 4일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 17일 밤 11시경 유인화 공연예술센터장이 참석한 대책회의 직후 센터 간부인 A부장이 직접 전화로 팝업시어터 프로그램 중 하나인 연극 '이 아이'의 공연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지시에 불복하자 "테이블 이동 금지 등 제한 사항을 지시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는 앞서 지난 3일 오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이 같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김 씨는 또 "지난 18일 오후 3시경엔 유인화 센터장과 A부장이 직접 (공연을 막기 위해) 테이블을 옮겼다"며 "이런 배경에는 연극 '이 아이'가 세월호를 연상시킨다고 센터 간부진이 판단했다고 본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A부장과 주고받았던 카카오톡 화면도 함께 공개했다. 이어 "공연이 방해받았던 일이 사실대로 밝혀져야 한다"며 "아직까지는 센터 내에서 내게 어떤 제재가 없었으나 각오는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극 '이 아이'는 프랑스 극작가의 동명 희곡을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에서 '캠핑을 떠난 아들'을 세월호에 탄 단원고 학생들처럼 '수학여행을 간 아들'로, '파란 잠바를 입고 있는 아이들'을 단원고 학생들이 많이 입고 있었던 아웃도어브랜드명을 넣어 '노스페이스를 입고 있는 아이들'로 고쳤다.

A부장은 이같은 김 씨의 주장에 대해 "대책회의는 없었으며 당시 자리에 없었던 김진이 씨가 전해 듣는 과정에서 곡해가 있었다"며 "당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관련 공연이 끝난 뒤 해당 공연에 관한 이야기를 가볍게 나눴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팝업시어터 프로그램은 센터에서 선정한 10개 단체가 지난 17~18일과 24~25일 총 4일에 걸쳐 대학로예술극장1층 카페, 혜화역1번출구 건널목 등 서울 대학로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공연한 프로그램이다. 예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진위를 파악 중"이라며 "팝업시어터는 공연장이 아닌 공간에서 기존 시설을 유지한 채로 깜짝 공연을 벌이는 것인데, 기존 시설을 공연장처럼 변경해서 취한 조치에 대해 논란이 확대해석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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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정(31) 등 일부 연극인들이 지난 27일 "공연예술센터측이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연극 '이 아이'의 센터 내 공연을 방해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김 씨는 지난 27일 문화예술위원회 민원게시판에 5차례에 걸쳐 올린 글에서 "센터의 간부직원 A부장이 지난 17일 연극 '이 아이'를 관람하다가 내용이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퇴장했다"며 "다음날인 18일 공연을 위해 치워놨던 카페 테이블을 유인화 센터장이 직원들과 함께 원래 상태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유 센터장 등 센터직원들이 원상회복시켜 놓은 좁은 장소에서 남자배우가 겨우 공연을 시작했는데 A 부장이 고함을 지르며 방해해서 결국 중단됐다"라고도 했다. 이 문제가 논란이 되자 A 씨는 "제 개인적인 섣부른 판단과 행동으로 젊은 연출가들의 시작을 밟아버리는 큰 실수를 저질렀음을 시인하고 진심으로 사죄한다"면서 책임을 통감해 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예술인들은 그러나 지난 30일 공연예술센터가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며 "기관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할 문제를 직원 개인의 우발적 문제로 축소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릴레이 1인시위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개인페이지와 그룹에 공유해 게시하는 방식으로 관심과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연극인 50여 명이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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