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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방해' 의혹 예술위 센터 간부 "보직 사퇴하겠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5-10-30 15:37 송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민원게시판  © News1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민원게시판  © News1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연극 '이 아이'의 공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한국공연예술센터(센터장 유인화)의 간부직원 A씨가 30일 사과와 함께 보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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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들 "예술위 공연센터 '세월호' 내용 이유로 공연 방해" 주장
A 씨는 김정(31) 연출가가 예술위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 올린 글에 "제 개인적인 섣부른 판단과 행동으로 젊은 연출가들의 시작을 밟아버리는 큰 실수를 저질렀음을 시인하고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책임을 통감해 보직을 사퇴하고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연극 PD의 역할도 내려놓겠다"고 했다.

예술인들은 그러나 이날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며 "유 센터장이 공연 장소에 나와 테이블까지 직접 나르고 공연장 유리벽 바깥에서 진행상황을 지켜봤다는 목격자들이 많다"며 "기관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고 문제를 직원 개인의 우발적 문제로 축소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K극작가 등 일부 예술인은 "A씨가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A씨는 연극'이 아이'가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지난 18일 공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정(31) 등 일부 연극인들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한국공연예술센터(센터장 유인화)측이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연극 '이 아이'의 센터 내 공연을 방해했다"고 지난 27일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김 씨는 지난 27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민원게시판에 5차례에 걸쳐 올린 글에서 "센터의  간부직원 A씨가 지난 17일 팝업시어터 프로그램의 하나인 연극 '이 아이'를 관람하다가 내용이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퇴장했다"며 "다음날인 18일 공연을 위해 치워놨던 카페 테이블을 유인화 센터장이 직원들과 함께 원래 상태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유 센터장 등 센터직원들이 원상회복시켜 놓은 좁은 장소에서 남자배우가 겨우 공연을 시작했는데 A씨가 고함을 지르며 방해해서 중단됐다"고도 했다. 팝업시어터는 센터에서 선정한 10개 단체가 지난 17~18일과 24~25일 4일에 걸쳐 대학로예술극장1층 카페, 혜화역1번출구 건널목 등 서울 대학로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공연한 프로그램이다.

연극'이 아이'는 프랑스 극작가 조엘 폼므라(Joel Pommerat)의 동명 희곡을 김 씨가 각색해 올린 작품이다. 김 씨는 원작에서 '캠핑을 떠난 아들'을 세월호에 탄 단원고 학생들처럼 '수학여행을 간 아들'로, '파란 잠바를 입고 있는 아이들'을 단원고 학생들이 많이 입고 있었던 아웃도어브랜드명을 넣어 '노스페이스를 입고 있는 아이들'로 고쳤다.

A씨는 논란이 일자 "당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연 기간이라서 담당자와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관해 이야기했을 뿐"이라며 '연극이 세월호 관련 내용인 것을 대화로 확인했다'는 김 씨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와 함께 "고함을 질렀다는 주장은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김 씨와 함께 팝업시어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극인 송정안·윤혜숙 씨는 지난 20일 센터 팝업시어터 담당자가 연극 '이 아이'와 관련한 설명을 듣고 나자 자신들에게도 창작극 대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센터에 대한 항의와 김 씨의 주장에 동조하는 차원에서 지난 23~24일 예정됐던 자신들의 공연을 거부했다. A씨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공연 대본은 지난 9월 이들을 섭외할 때부터 요청했다"며 "대본 제출이 늦춰져 재차 요구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예술위 관계자는 "공연장이 아닌 공간에서 기존 시설을 유지한 채로 깜짝 공연을 벌이는 것이 팝업시어터의 취지"라며 "사업 목적에 어긋나게 기존 시설을 공연장처럼 변경해서 취한 조치인데 논란이 확대해석돼 아쉽다"고 말했다. 또 A씨의 사퇴 의사 표명에 관해서는 "진위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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