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르포]"파리조차 안날려요"…'백수오+메르스' 블록버스터 악재

대형마트·재래시장 건강보조식품 매출 직격탄…"백수오 사태 당시보다 심각"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5-06-04 06:30 송고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는 홍삼 관련 제품을 30%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 News1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는 홍삼 관련 제품을 30%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 News1

"요즘이요? 파리라도 있으면 반갑겠네요. 백수오 사태때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남대문 시장 내에 위치한 한 건강기능 식품점 상인의 말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가짜 백수오' 사태 여파가 진정되기도 전에 '메르스'라는 초대형 악재와 마주쳤다.

이미 국내에서 제조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메르스 발병에 대한 우려까지 불거지자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까지 급감했다.

4일 A대형마트에 따르면 최초의 메르스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20일부터 전날까지 비타민 관련 제품 매출은 21% 감소했다.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으로 꼽히는 홍·인삼의 경우에도 16.1%나 줄어들었다.

가정의 달 특수 영향을 받은 '건강선물세트' 수요(155.4%)를 합쳐도 해당 기간 동안 전체 건강식품 카테고리 매출은 5.4% 감소했다.
앞서 가짜 백수오 사태로 건강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메르스 감염 우려 확산에 따라 관광이나 외출을 꺼리는 이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백수오 사태가 처음 발생(4월 22일)했을 당시 해당 마트의 주간 건강식품 매출 신장률은 -27.1%로 전 주 대비 30% 가까이 급감했다.

'엎친데 덮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실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일선 매장들의 경우에는 이 심각한 상황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날 서울 시내에 위치한 대형마트 건강식품코너를 찾아가 약 30분간 주변에 기다려봤지만 제품을 구매하거나 문의한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스테디셀러(꾸준히 판매되는 제품)로 구분되는 홍삼 제품이 '떨이'로 판매되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이날 서울 시내에 위치한 대형마트 건강식품코너를 찾아가 약 30분간 주변에 기다려봤지만 제품을 구매하거나 문의한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 News1
이날 서울 시내에 위치한 대형마트 건강식품코너를 찾아가 약 30분간 주변에 기다려봤지만 제품을 구매하거나 문의한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 News1

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홍삼, 노니, 녹조류, 강황 제품 판매전문점을 찾아 본 결과 이날 오후 3시까지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10명도 되지 않았다.

매장 관계자는 "법인카드로 선물용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빼고 관광객이나 일반손님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제품에 대해 문의하러 오는 손님조차 드물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큰 남대문시장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중국인 관광객 자체가 급감한 영향이다.

홍삼, 꿀 등 국산 건강식품을 구입하기 위해 남대문 시장을 찾아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 News1
홍삼, 꿀 등 국산 건강식품을 구입하기 위해 남대문 시장을 찾아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 News1

기존에는 시장 어디를 가더라도 중국어로 대화하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지만 메르스 사태가 한창 확산되고 있는 이날은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시장에서 홍삼과 김, 건어물 등을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 "메르스 때문인지 한국을 여행중이라던 관광객들이 다 어디갔는지 모르겠다"며 "특히 한 번 찾아오면 물건을 쓸어담아가는 중국인들이 보이지 않아 타격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jdm@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