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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본격 정상외교 행보 나서나…파급력은

러시아 방문 성사시 사실상 '다자외교' 데뷔 공식 선포...중국과의 관계 개선 여부 주목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5-01-22 11:54 송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노동신문) 2015.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노동신문) 2015.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가시화됨에 따라 김 제1비서가 '정상외교'에 나설지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은 지난해 11월 김 제1비서의 최측근인 최룡해 당 비서가 특사 자격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며 처음 제기됐다.
이후 김 제1비서의 방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으나 러시아 당국을 통해 공식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감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1일 "북한에서 5월 승전행사 초청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김 제1비서 초청은 북-러 쌍방이 최근 적극적인 관계 설정에 나서는 와중에 나온 것으로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성사된다면 김 제1비서의 집권 후 첫 정상외교가 될 것이다.

또 북한의 입장에서는 김 제1비서의 집권 이후 줄곧 냉각기를 걷고 있는 중국이나 인권 및 영화 '인터뷰'로 불거진 해킹 사태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대미 관계로 인한 국제사회의 고립을 일면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사업의 폭을 넓히면서 필요한 지원을 폭넓게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이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역시 외교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동북아의 '뜨거운 감자'인 북한을 먼저 껴안으며 북핵 6자회담 등에 대한 주도권 싸움에 나설 수 있는 기회다.

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이 성사될 경우 북한 최고지도자가 사상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나선다는 점에서 파급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이번 승전 행사에 김 제1비서를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을 모두 초청했다.

이들이 실제 초청에 모두 응할지는 미지수이나 북한이 초청에 응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의 입장에선 대외적으로 김 제1비서의 다자 정상외교전 돌입을 공식 선포하는 셈이 된다.

이럴 경우 향후 김 제1비서가 직접 움직이는 정상외교의 폭이 광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돼 우리를 포함한 주변국에 만만찮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22일 "북한의 다각적인 정상외교라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선대와 달리 김 제1비서 본인이 유학생활을 하면서 나름의 '국제감각'을 키웠을 것으로 분석되는 점도 이러한 광폭외교 추진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실제 정상외교전에 돌입하더라도 효력이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남아있다.

일단 냉각된 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가장 큰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 여부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집권 후 중국보다 앞서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연 것은 전례가 없다는 점도 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 중 하나다.

2013년 3월 제3차 핵실험을 계기로 소원해진 북-중 관계는 지난해 양국 간 인적교류 및 원유지원 등에 이상이 감지되면서 더욱 부각됐다.

2013년 최룡해 당시 군총정치국장의 방중 당시 시진핑 주석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최룡해가 전달한 김 제1비서의 친서를 한손으로 받아 그 자리에서 읽지도 않았던 모습은 김 제1비서 시대 북-중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 및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중간 관계악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중국의 지지가 없는 정상외교를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의 친러 행보가 중국측의 입장을 바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입장에선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부족한 자원을 충당할 경우 그만큼 대중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북한이 김 제1비서의 5월 러시아 방문에 앞서 중국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지난 8일 김 제1비서의 생일을 계기로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16자 방침(전통계승·미래지향·선린우호·협조강화)을 복원한 것이 확인되는 등 북-중 관계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어 관련 움직임이 주목된다.




seoj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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