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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타인의 신념 모욕은 자유가 아니다"…샤를리엡도에 일침

"누가 내 엄마를 모욕한다면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을 것"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5-01-16 10:51 송고 | 2015-01-16 11:16 최종수정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방문을 마치고 필리핀으로 향하는 여객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방문을 마치고 필리핀으로 향하는 여객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교황은 "신의 이름으로 저지른 살인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언론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며 샤를리엡도의 만평이 다소 지나쳤음을 지적했다.© AFP=뉴스1

"누가 내 어머니를 모욕한다면 그의 얼굴에 펀치를 날렸을 것"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파리 샤를리엡도 테러로 부각된 언론·표현의 자유에 쓴소리를 가했다. 신의 이름을 빌린 테러는 어리석은 일이지만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는 있다고 선을 그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스리랑카 방문을 마치고 필리핀으로 향하는 여객기안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각 종교의 존엄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우선 "신의 이름으로 저지른 살인(to kill in the name of God)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테러 행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언론의 자유가 신앙에 대한 존중으로 다소 누그러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옆에 있던 교황청 인사를 가리키며 "만일 친구인 알베르토 가스파리 박사가 내 어머니를 심하게 모욕한다면 그의 얼굴에 펀치를 날릴 것"이라며 "다른 사람의 신념을 모욕하거나 조롱해서 화나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종교는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며 "언론의 자유라는 것은 불쾌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드러내 보일 수 있는 권리이자 의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풍자 전문주간지 샤를리엡도 사무실에 이슬람급진주의자인 사이드 쿠아시, 셰리프 쿠아시 형제가 총격을 가해 이 잡지 에디터를 비롯해 8명의 기자 등 12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쿠아시 형제등은 사무실을 빠져나오며 자신들이 예멘알카에다임을 밝히며 "무함마드에 대한 보복을 했다"고 외쳤다. 

대상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풍자로 유명한 샤를리엡도는 이슬람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종종 희화화해 이슬람권의 공분을 자아내며 반발을 빚어왔다. 이를 신에 대한 모욕, 조롱으로 간주한 일부 급진이슬람단체는 보복과 살해위협을 가하기도 했고 결국 이번 참극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는 테러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샤를리엡도가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지켜온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지지를 보내는 "나는 샤를리다"라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었다.

프랑스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도 나서 "표현의 자유는 테러도 막지 못하는 권리"라고 외쳤지만 일각에서는 타인을 해치는 지나친 표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른바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는 외침은 샤를리엡도가 테러이후 첫 발간한 특집호에서도 무함마드 캐리커처와 이슬람 테러범을 비꼬는 만평을 게재해 이슬람권의 분노를 다시 부르고 있는 가운데 더욱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각 종교간 화해를 강조하는 이번 아시아 순방중 나온 교황의 발언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포용을 강조한 것이어서 더 큰 울림으로 다가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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