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중견IT서비스업계, 공공SW사업 낮은 수익성에 '속앓이'

(서울=뉴스1) 정성구 기자 | 2015-01-07 08:10 송고
© News1
© News1
공공SW사업 수주 물량을 늘려가고 있는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이 낮은 수익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발주처와 협상력이 떨어지는 데다, 하드웨어(HW)나 소프트웨어(SW) 제품을 공급하는 벤더(vendor) 업체들과도 '파워게임'에서 밀리고 있는 형편이다.

6일 조달청 나라장터 집계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발주된 공공IT 용역 프로젝트 사업은 2조6214억원 규모로 이중 상호출자제한기업에 해당되지 않는 중견IT서비스업체들이 1조7904억원을 수주해 점유율 68.3%를 기록했다. 이는 SW 산업진흥법 개정전인 2012년 55.4%와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다. 2013년 65.5%보다도 3%포인트 가량 점유율이 올라갔다.
2013년 1월 개정된 '소프트웨어(SW) 산업진흥법'으로 국방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대형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의 공공SW사업 참여가 제한됐다. 덕분에 중견IT서비스업체들의 공공사업 수주 물량이 증가했고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그러나 늘어난 볼륨만큼 수익성이 늘어난 것이 아니어서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은 속을 끓이고 있다.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이 공공IT 사업을 진행할 때는 사업수익률이 5~6% 수준이었는데 반해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의 공공IT 사업수익률은 1~2% 남짓에 불과하다. 일부 중소업체들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공공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허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의 사업수익률이 대형업체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협상력 부족'으로 꼽힌다. IT서비스업체 한 관계자는 "협상력이 떨어지다 보니 발주처에게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발주처의 무리한 요구와 가격 후려치기는 암암리에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박상하 한국IT서비스협회 정책연구실 정책팀장은 "국내 공공사업 발주자들은 프로젝트가 끝나도 사업안정화를 명목으로 2~3개월씩 인력이 상주하기를 요구한다"며 "하지만 발주금액 외에 추가로 인건비 등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사업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중견IT서비스업체들은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혔다.

다른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의 공공정보화 시장 진입 규제로 중견기업들의 기회가 늘어났지만 공공사업 특성상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며 "대기업은 공공시장에 진출하지 못해도 그룹사 물량을 받거나 신사업을 발굴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만 공공사업 비중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중견업체들은 정부(발주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관행적으로 이어온 '통합 발주'도 중견IT서비스업체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통합발주는 사업이 확정된 공사를 하나의 원도급 회사에게 발주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상용SW, 하드웨어 등 시스템통합(SI)에 필요한 벤더들을 미리 선정해 사업자들에게 묶음으로 넘기는 형태다.

특히 공공SW 사업시 공공기관은 SW를 분리발주하도록 돼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대부분 공공기관에서 통합발주하는 경우가 많다. 통합발주로 인해 IT서비스업체들은 공공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기관이 지정해준 SW업체와 일괄 계약을 맺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독점적인 외산 SW업체들은 가격정보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거나 은근슬쩍 SW 단가를 올리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박 팀장은 "견적을 구두로 하거나 가격정보를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고 있다가, 실제로 계약할 때 가격을 높게 부르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정부가 조달청 종합쇼핑물에 등록된 상용SW에 대한 분리발주를 법적 의무화했다. 이번 제도 개편은 통합발주 관행이 SW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SI 기업들 중심의 하도급 문화를 고착화시킨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제도 개편에 따라 조달청 종합쇼핑몰을 통한 SW 구매가 활성화 되고 통합발주 문화가 개선되면 국산 SW 도입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sg@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