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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금융위 규제샌드박스 설명회 열기 '후끈' 블록체인은 '뒷전'

(서울=뉴스1) 박병진 인턴기자 | 2019-01-25 14:47 송고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2차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2019.1.2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2차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2019.1.2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25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2차 설명회'는 주최측 추산 300명의 핀테크·금융산업 종사자가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그러나 블록체인 산업은 규제당국이 샌드박스 적용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여 업계 종사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다.

이날 2차 설명회는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창업허브에서 열린 현장간담회에 이은 것으로, 이 자리에서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단장은 "규제를 확실하게 풀어 최적의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용태 금융감독원 핀테크지원총괄팀장도 "영국 핀테크기업 레볼루트(Revolut)는 샌드박스를 졸업하고 3년만에 4억달러(약 4496억원)를 투자받고 400명을 고용하는 기업이 됐다"면서 "여기 계신 분들 중에서도 그런 기업이 나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관들도 여러 차례 "규제 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관련 질의응답에는 유독 떨떠름한 반응이 이어졌다.

"심사에서 떨어진 블록체인 업체들은 기존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느냐"는 한 블록체인 스타트업 관계자의 질문에 금융위 담당자는 "떨어지면 당연히 샌드박스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금융위 관계자는 "지정대리인 제도·규제 신속확인 제도 등의 대안이 있지만 그것도 안된다면 어쩔 수 없다"면서 "사업모델을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신한금융지주·BC카드 등 전통 금융권 및 블록체인과 관련없는 핀테크 업체들의 질문에 답변할 때와는 확연한 온도차가 느껴졌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 단장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2차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2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 단장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2차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2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중앙정부가 암호화폐를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블록체인 업계는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희망을 걸고 있는데 심사를 통과할 확률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서도 금융위는 "검토해보겠다"고 형식적인 답변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서비스'를 신청한 스타트업 '모인'에 대해서도 "과기부와 함께 고민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설명회가 끝나고 금융위 담당자는 기자에게 직접 "블록체인이 그렇게 중요한가"라며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블록체인 스타트업 '다이브'의 김동일 개발팀장은 "블록체인 산업에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왔는데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만 나와 실망스럽다"며 "블록체인 산업 종사자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기대하면 안될 것같다"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업이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포함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규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사무국장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아직 실사용 사례가 시원하게 나온 게 없었다"면서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되면 그 안에서 자유로운 시도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p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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