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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순창 투표소 참사 합동분향소 조문 행렬(종합)

주민, 공무원, 소방관, 농협직원 등 분향소 찾아
14일까지 운영…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순창=뉴스1) 이지선 기자 | 2023-03-10 15:55 송고 | 2023-03-10 16:04 최종수정
10일 오후 전북 순창군 구림체육관에 마련된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구림면투표소 사망자 추모 합동분향소'에서 순창지역 소방관들이 조문을 하고있다.2023.3.10/뉴스1 이지선기자
10일 오후 전북 순창군 구림체육관에 마련된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구림면투표소 사망자 추모 합동분향소'에서 순창지역 소방관들이 조문을 하고있다.2023.3.10/뉴스1 이지선기자

10일 전북 순창군 구림면 구림농협 앞 도로. 거리 곳곳에는 '순창 구림면 투표소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과 부상자들의 쾌유를 바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고 현장 바닥에 그려진 페인트 자국은 그날 사고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주위를 지나는 사람들은 한 번씩 손가락으로 참사 현장을 가리키며 고개를 떨궜다. 한순간의 사고가 평화롭던 시골 마을의 분위기를 무겁게 집어 삼킨 듯했다.
이날 인근 구림체육관에는 '조합장선거 구림면투표소 사망자 추모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 사고 발생 사흘만이다.

커다란 체육관 안은 지역 정치권과 농협, 선관위, 구림면 주민들이 보내온 조화와 조기로 채워졌다. 슬프고 묵직한 장송곡이 흐르는 가운데 조문객들이 체육관 마룻바닥을 걷는 소리, 간혹 들리는 탄식이 큰 공간 안에서 나지막이 울렸다.

대부분 고령인 마을 주민들은 분향소가 차려졌다는 소식에 느린 걸음으로 이곳을 찾아와 영정 앞에 국화를 한 송이씩 내려놨다. 주민들은 영정 사진 속 이웃들에게 "아이고,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아직 할 일도 많은데", "사진 표정이 참 환하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10일 오후 전북 순창군 구림체육관에 마련된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구림면투표소 사망자 추모 합동분향소'에서 주민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 이웃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다.2023.3.10/뉴스1 이지선기자
10일 오후 전북 순창군 구림체육관에 마련된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구림면투표소 사망자 추모 합동분향소'에서 주민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 이웃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다.2023.3.10/뉴스1 이지선기자

참사 당시 인명 구조에 나섰던 지역 소방공무원들과 농협 조합장들, 지역 공무원들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최영일 순창군수도 오후 분향소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 측은 주말 동안 조문객 발걸음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분향소 바깥에서는 부녀회원들이 조문객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한 잔씩 건네는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주민 이양순씨는 "동네에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말 많이 놀랐다"며 "영정 사진 속 얼굴들을 보니 가슴이 아프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된 분들이 너무나도 안타까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 농협을 중심으로 하는 추진위원회는 유족·유관기관 등과의 협의를 거쳐 사고 장소에 '합동분향소' 설치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운영을 앞둔 이날 오후 일부 유족이 '사고 현장에 분향소 설치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장소가 변경됐다.

합동분향소는 애초 이날 오전 9시부터 운영이 시작될 계획이었지만, 장소를 옮기게 되면서 오후로 시작 시간이 미뤄졌다. 합동분향소는 14일까지 오전 9시~오후 10시 운영될 예정이다.

사망자 4명 중 3명의 장례 절차는 이날 모두 마무리 됐다. 나머지 1명은 유족 뜻에 따라 전남 해남에서 오는 11일까지 장례를 치른다.

순창군은 사망자 4명에 대한 장례비를 500만원씩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사안의 긴급성을 감안해 최대한 신속하게 장례비를 지급할 방침이다.

최영일 순창군수는 "사고와 관련한 중상자와 경상자의 경우에도 치료 기간이나 보험사의 치료비 심사 진행 상황 등을 파악해 필요한 경우 치료비 실비에 대해 선제적 지급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10일 오후 전북 순창군 구림체육관에 마련된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구림면투표소 사망자 추모 합동분향소'.2023.3.10/뉴스1 이지선기자
10일 오후 전북 순창군 구림체육관에 마련된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구림면투표소 사망자 추모 합동분향소'.2023.3.10/뉴스1 이지선기자

한편 지난 8일 오전 10시30분께 순창군 구림농협 주차장에서는 조합장 선거 투표를 위해 대기 중이던 조합원 20여명이 70대 운전자가 몰던 1톤 트럭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4명은 숨졌고 16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결과 운전자는 창고에서 사료를 받아 트럭에 싣고 나오다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이 같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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