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HIV 만성질환으로 관리…다양한 치료 지원[통신One]

조기 진단과 ART 치료로 관리 가능…소수 민족 커뮤니티 내 낙인 여전

12월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캐나다 정부는 HIV 감염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고,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2024. 12. 04/ <출처: chasevirus.org 홈페이지>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HIV(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는 한때 불치병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에는 적절한 치료와 관리 덕분에 만성질환으로 인식되며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상태로 변화했다. 캐나다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HIV 감염자들을 위한 다양한 치료와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HIV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으며, 치료 시기를 놓쳐 면역 체계가 크게 손상되는 경우도 많다. HIV는 면역 체계의 핵심인 T세포를 공격해 신체가 감염에 취약해지게 만든다. 치료하지 않으면 HIV는 AIDS(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로 진행되며 치명적인 상태에 이를 수 있다.

현재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를 통해 HIV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치료를 받은 감염자는 '검출 불가' 상태에 도달해 HIV가 전염되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캐나다 보건국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약 6만3000명이 HIV에 걸려 있지만 그중 6300명은 자신이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있다. HIV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으므로 많은 사람이 감염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낸다.

전문가들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며, ART가 감염자의 바이러스 수치를 낮추고 면역 체계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2023년에는 젊은 세대에서 HIV 감염률이 특히 높았다.

30~39세 연령대에서 10만 명당 14.3건으로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였으며, 그 뒤를 이어 25~29세 연령대에서 13.9건이 발생했다. 또한, 40~59세 연령대에서 10만 명당 8.6건의 감염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도 감염률에 차이가 있었다. 2023년 새 HIV 감염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스캐처원과 매니토바로, 각각 10만 명당 19.4건과 19.3건을 기록했으며, 온타리오는 10만 명당 6건으로 뒤를 이었다.

앨버타에서는 HIV 사례가 2019년 이후 두 배로 증가했으며, 2022년과 2023년 사이에는 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앨버타에서 보고된 HIV 사례의 절반은 캐나다 외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HIV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일부 사람들은 HIV 감염자를 부도덕하거나 위험한 존재로 취급하며, 감염 사실을 숨기게 만든다.

특히 HIV 감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뿌리 깊은 소수 민족 커뮤니티에서는 감염자들이 치료를 받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HIV 감염 사실이 알려질 때 직장에서의 해고나 가족과의 단절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캐나다 내 일부 지역에서는 HIV 감염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다. 특히 농촌 지역이나 원주민 지역에서는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이 떨어져 감염자들이 도시까지 몇 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의료 서비스의 불균형은 감염자들에게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는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HIV 감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 검출 불가=전염 불가)라는 메시지를 통해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감염자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HIV 치료비를 낮추고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치료를 제공하는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원주민과 저소득층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과 2025년 연방 선거를 앞두고 HIV 범죄화 개혁을 위한 입법 계획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HIV 감염자들의 권리가 또다시 무시되는 결정으로, 많은 이들의 분노와 실망을 낳고 있다.

현재 캐나다는 신규 HIV 감염 감소에서 G7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0년 이후 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HIV의 범죄화와 낙인은 과학적 접근과 국제적 합의를 벗어나며, 소외된 지역사회에서 HIV 서비스 접근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UNAIDS는 이러한 범죄화가 생명을 구하는 HIV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다고 경고하며, 정책적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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