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무장 적대시한 개버드 차기 정보국장, 과거 친러 발언으로 구설수(상보)
SNS 통해 러시아발 허위 정보 재확산시켜
친푸틴 인사 "우리 여자친구"라며 러시아 요원이라 부르기도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차기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43)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옹호하고, 러시아발 선전을 확산시켜 논란을 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개버드 전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일부가 러시아가 선전으로 퍼뜨린 허위 정보와 같은 내용이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개버드 전 의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2022년 2월 24일, 바이든 정부와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대한 러시아의 합법적 안보 우려"를 인정했다면 "전쟁과 고통"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엑스 게시물을 올렸다.
한 달 후에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자금을 대는 "생물학 연구소"가 25개 이상 운영되고 있고, "연구소가 침입을 당하면 치명적 병원균이 미국 및 전 세계로 유출, 확산할 수 있다. 재앙을 막기 위해 지금 조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러시아에서 제기됐는데, 우크라이나와 미국 정부·언론 기관·독립 연구원 모두 관련된 증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애덤 킨징어 당시 일리노이주 의원은 개버드가 "실제 러시아 선전"을 수용했고 이런 행동은 "반역"이라고 성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방송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2022년, 개버드를 "우리의 여자친구"라고 부르며 그가 러시아 요원이라고 농담조로 말한 바 있다.
밋 롬니 상원의원은 개버드가 러시아 선전을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있다"며 "그의 반역적인 거짓말은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개버드 전 의원은 미국령 섬나라 사모아 출신으로, 21세에 하와이주(州)에서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2013년부터 2021년까지 하와이 제2선거구를 대표했다.
2003년, 육군으로 주 방위군에 입대했으며 현재 오클라호마주에서 예비군 중령으로 복무 중이다. 9.11 테러를 계기로 입대했으며, 이라크·쿠웨이트·아프리카에 파병됐다.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경선에 나갔다가 패한 후 조 바이든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2022년 탈당해 올해 트럼프 지지자로 전향했다.
한편 개버드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7일 진주만 공습 일에 맞춰 "일본의 태평양 침략을 기억한다면 현재 진행 중인 일본의 재무장이 과연 좋은 생각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는 글을 남긴 것이 뒤늦게 드러나 일본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아울러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미군 장병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한 것을 비판했으며, 2017년에는 시리아에 화학무기가 있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직접 시리아를 방문해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만나기까지 했다.
당시 미국 정보기관과 유엔, 화학무기금지기구(OCRW)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이 화학무기의 배후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국가정보실은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창설된 조직이다. 중앙정보국(CIA) 등 각종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며, 국장으로 취임하기 위해서는 상원의원의 승인을 얻어야만 한다. 개버드 전 의원의 경우, 정보기관 근무 경험이 없어 실제 취임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만약 개버드 전 의원이 국가정보국장이 된다면, 미국의 정보국이 러시아 정부가 미국에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보는 미국 정부 분석들과 충돌하는 것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고 NBC는 분석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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