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랍비 살해 혐의로 용의자 3명 체포…이란은 연루의혹 부인

UAE 당국, 피해자 가족 신고받고 특수조사팀 구성해 수색
이스라엘, 우즈벡 공작원 3명이 피해자 납치한 것으로 의심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찍힌 유대계 랍비 츠비 코간의 모습. 사진은 소셜미디어 영상 갈무리. 2024.11.1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스라엘 성직자(랍비) 살해 혐의로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AFP 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의 국영 WAM 통신은 24일(현지시간) 당국이 살해 사건과 관련된 범인 3명을 "기록적인 시간 내에 체포했다"고 내무부가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내무부는 이들의 국적이나 기소 여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초정통파 유대교 일파 '카바드 루바비치'의 UAE 지부 대표였던 랍비 츠비 코간은 지난 21일 두바이에서 실종됐다. 내무부는 코간 가족의 신고를 받은 UAE 당국이 특수조사팀을 꾸려 수색에 나섰고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코간이 어디서 발견됐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우익 성향의 전직 이스라엘 정치인인 아유브 카라는 코간의 시신이 오만 국경 근처의 알아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코간이 UAE 입국 당시 몰도바 국민이었고 UAE에 주민으로 살았다고 설명했다.

몰도바는 UAE 주재 대사관이 현지 관리들과 협력하고 있고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코간의 죽음은 언급하지 않고 그가 실종됐다는 점만 언급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코간이 식료품점에 다녀오던 중 3명의 우즈베키스탄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으며 이들은 튀르키예로 이동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UAE와 이스라엘 관리들은 아직 이 사건 관련자와 동기를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살인 사건은 반유대주의 테러 범죄"라고 비난하며 "이스라엘은 랍비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범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이번 사건이 "유대인 적들의 비인간성을 보여준다"며 이 사건을 반유대주의 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UAE나 그 어디에서도 유대인 공동체가 계속 번성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숀 사벳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이번 사건을 "끔찍한 범죄"라고 규탄하며 범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카라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이 사건의 배후에 이스라엘의 앙숙인 이란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UAE 주재 이란 대사관은 로이터통신에 보낸 입장문에서 "이번 사건에 이란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단호하게 부인한다"고 밝혔다.

유세프 알 오타이바 미국 주재 UAE 대사는 이번 사건이 "우리 조국과 가치, 비전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탄하며 "우리는 평화 공존을 포용하고 모든 종류의 극단주의와 광신주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UAE 대통령 고문 안와르 가가쉬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UAE가 "안정의 오아시스와 인내, 공존의 사회로 남아 있다"면서 코간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UAE의 유대계 공동체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비필수 UAE 방문을 피하고 이미 UAE에 있는 사람들은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장소에 남으며 이스라엘이나 유대 민족과 관련된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UAE에 거주하는 유대인의 수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한 이스라엘 관리는 UAE에 2000명의 이스라엘인이 있으며 전체 유대계 공동체 규모는 그 2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UAE는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였으나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성사된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수교에 합의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