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할 주식만 골라사는 기이한 능력"…美 조롱거리 된 韓개미

美 자산운용사 아카디안 보고서…"특정 소형주에 몰리며 기괴한 가격변동 일조"
"부자 되기 위해 엄청난 위험 감수 '오징어게임' 비슷…반면교사시 유용한 신호"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 뉴스1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의 한 자산운용사가 한국 개인투자자(개미)들이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집중 매수하는 종목들을 피해 반면교사를 삼으라고 조언했다. 한국 개미들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비유를 썼다.

최근 아카디안 자산관리의 선임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 오웬 라몬트는 '오징어 게임 주식시장(The Squid Game stock market)'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 개미들이 집중 매수하는 종목이나 상장지수펀드(ETF)만 피하면 손실을 피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라몬트 부사장은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평범한 개미들이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며 기괴하고 격렬한 주가 변동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특징들은 오징어 게임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라몬트 부사장은 보고서의 제목을 '오징어 게임 주식시장'이라고 달았다.

그는 "지금의 한국 개미들은 2021년 증권거래앱 로빈후드 투자자와 유사하다"며 "전체 주식 시장에 비하면 양적으로 미미하지만 좁은 영역에서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위험할 수 있고 가격에 영향을 끼치지 않더라도 유용한 반대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몬트 부사장에 따르면 미국 전체 주식 시가총액 62조 달러에서 한국 개미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지만 일부 작은 영역에서는 한국 개미가 주요 플레이어다. 일례로 한 유명 양자컴퓨팅 주식의 경우 지분 31%를 한국 개미가 보유 중이다.

문제는 소형주에 한국 개미 자금이 몰리며 기괴하고 폭력적인 가격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2024년 12월 9일 양자컴퓨팅과 관련해 획기적 뉴스가 나오면서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상장주가 크게 올랐는데 7개 종목에서 한국 개미들이 극단적 가격 변동에 기여했다고 라몬트 부사장은 분석했다. 물론 한국 개미가 변동성의 유일한 재료는 아니지만 변동성에 불을 지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라몬트 부사장은 "한국 개미들이 폭락 직전의 증권을 매수하는 기이한 능력이 있다"며 2008년 리먼브라더스 붕괴 사건 등 미국 금융 역사의 재앙 직전에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관련 종목 매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시장에는 잘못된 결정으로 부의 파괴를 가져온 상징적 개미 집단이 있고 1989년 일본 월급쟁이들의 토지와 주식 투기, 2021년 로빈후드 개미들의 밈 주식 매수도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는 거래의 반대편에 누가 있을지를 물을 줄 알고 있으며, 올들어 한국 개미들이 순매수한 상위 50개 종목들은 AI 및 양자컴퓨팅과 로보틱스, 원자력 및 기타 데이터센터, 암호화폐로 요약된다고 라몬트 부사장은 전했다. 한국 개미들이 집중 매수하는 이런 주식들은 피하고 차라리 인덱스펀드를 사라는 게 그의 충고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