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英 새 정부 4대 요직에 최초로 '백인 남성' 없다

여성 총리-흑인 남성 재무·외무-소수민족 여성 내무

리즈 트러스(47) 영국 신임 총리가 6일(현지시간)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취임 후 첫 연설을 하는 모습. 2022. 9. 6.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6일(현지시간) 출범한 리즈 트러스 영국 새 정부 내각 인사가 속속 발표 중인 가운데, 총리를 포함해 재무·외무·내무 장관 등 4대 요직에 최초로 '백인 남성'이 없는 정부가 탄생해 주목을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는 이날 초대 재무장관으로 크와시 콰틍 전 에너지 장관을 임명했다. 콰틍 장관은 부모가 1960년대 아프리카 가나에서 건너온 이민 2세다.

크와시 콰틍 영국 신임 재무장관. 아프리카 가나 이민 2세인 그는 영국 최초의 '흑인 남성' 재무장관이 됐다. 2022. 9. 6.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외무장관에는 제임스 클레벌리 전 교육장관이 지명됐다. 클레벌리 장관은 시에라리온 출신 모친과 백인 부친 슬하 혼혈아다. 어린 시절 피부색으로 괴롭힘당한 경험을 털어놓고, 보수당이 흑인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로써 초대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은 모두 '흑인 남성'이 차지하게 됐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신임 외무장관. 시에라리온 출신 모친과 백인 부친 슬하 혼혈아로, 영국 최초의 '흑인 남성' 외무장관이 됐다. 2022. 9. 6.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내무장관에는 자리는 수엘라 브레버먼 전 법무장관에게 돌아갔다. 브레버먼 장관의 부모는 각 아프리카 케냐와 남아시아 인도양 모리셔스 출신으로, 프리티 파텔 전 국제개발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 '소수민족 여성' 장관이 된다.

이처럼 내각에 다양성이 증가한 데에는 최근 몇 년간 보수당이 선거 때마다 더 다양한 인물을 영입해 후보로 내세우는 등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수엘라 브레버먼 영국 신임 내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다우닝가 10번지로 들어서고 있다. 케냐 출신 부친과 모리셔스 출신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브레버먼 장관은 영국 두 번째 소수 민족 여성 출신 장관이 됐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영국 내각은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백인 남성 일색이었다. 2002년 노동당 정부에서 폴 보아텡 당시 재무장관이 임명된 것이 최초의 소수민족 내각 입성 사례다.

총리 자리를 놓고 트러스 총리와 마지막까지 경쟁해온 최종 상대 후보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이 인도계라는 점도 이번 보수당 선거에서 주목받은 대목이다.

리시 수낙 영국 전 재무부 장관 2022.07.1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싱크탱크 '브리티시 퓨처'의 선더 캣왈라 대표는 "정치가 속도 조절을 했다"며 "우리는 이제 이 다양성을 정상으로 취급한다. 변화의 속도는 비범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기업과 사법부, 공직, 군대 등의 상위 요직은 여전히 백인이 우세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보수당 역시 여성 의원 비중은 4분의 1에 그치며, 소수민족 출신은 6%에 불과하다.

한편 47세의 트러스 총리는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해 임명 절차를 마치고 정식 취임했다. 이로써 마거릿 대처(1979~1990), 테리사 메이(2016~2019)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여성 총리가 됐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