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헌재, 의석수 1위 제1야당 해산…유력 정치인도 활동 금지
"전진당의 왕실 모독죄 개정 추진은 입헌군주제 전복 시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태국 헌법재판소가 7일(현지시간) 제1당이자 야당인 전진당(MFP)에 해산 명령을 내렸다. 전진당 소속 인기 정치인 피타 림짜른랏(43) 전 대표 또한 10년 동안 정치 활동을 금지당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태국 헌재는 이날 선거관리위원회의 전진당 해산 요청을 수용해 이같이 결정했다.
헌재는 전진당의 왕실 모독죄 개정이 입헌 군주제에 대한 전복 시도로 판단된다며 만장일치로 당의 해산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전진당은 현재 500석 규모 태국 의회에서 148석을 차지하고 있는 제1당이다.
이 가운데 피타 전 대표를 포함한 당의 전현직 간부 11명은 향후 10년간 정치 활동을 금지당했다. 나머지 의원 143명은 당적을 옮기면 의원직 유지가 가능하다.
전진당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왕실 모독죄 개정 등 진보적인 공약을 내세워 최다 의석을 획득했지만, 피타 전 대표는 원내 보수 세력의 저지로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2018년 정치권에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청년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끌었고, 왕실에 대한 전례 없는 공개 비판을 주도하며 왕실에 투명성과 개혁을 요구했다.
올해 3월 태국 선관위가 헌재에 전진당 해산을 요청하면서 피타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더 크게 흔들렸다.
주황색 옷을 입은 전진당 지지자들은 당 본부 앞에 모여 헌재의 결정에 좌절감을 드러냈다.
식품 판매업자 시리폰(53)은 판결문이 낭독된 후 눈물을 보였다. 그는 AFP 인터뷰에서 "그래도 나는 젊은 세대를 믿는다. 그들이 태국에 민주주의를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깜딸랑(60)은 헌재가 정당을 해산할 권리가 없다며 "피타는 나의 총리"라며 "현재 총리는 국가 지도자로서 적합하지 않은 세일즈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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