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홍명보 감독이 요청한 10차 회의록 공개 "선임 절차 준수"

"10차 회의에서 1순위로 선정…강화위원장이 권한 위임"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해성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뒤는 박주호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2024.9.2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대한축구협회(KFA)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10차 회의록을 공개했다. 협회는 "최종 1순위였던 홍명보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1일 "국가대표 감독 최종 후보 1순위 홍명보 감독을 지난 7월 7일 내정 발표하고 이후 이사회 서면결의(7월 10일~12일)를 거친 후 13일 최종 선임발표를 했다. 선임 절차를 준수했다"고 주장하며 10차 회의록을 공개했다.

회의록은 15페이지 분량의 PDF 파일로 17명의 감독 후보군을 5명으로 추리는 과정이 담겼다.

협회는 "10차 회의는 감독 선임 관련해 공식적으로 열린 마지막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라며 "해당 회의에서 홍명보 감독과 외국인 후보자 한명이 공동으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고 최종 감독 선임 후보자는 위원장이 결정, 협회에 추천하는 것으로 만장일치 위임되는 것을 결론 내며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해성 위원장은 10차 회의에서 추려진 5명의 후보를 3명으로 좁히고 2명의 외국인 후보자를 먼저 화상 면접을 통해 검증을 실시했다. 홍명보 감독을 1순위, 외국인 후보자 2명을 2, 3순위로 최종 협상 대상자 순위로 결정한 뒤 협회장에게 보고 후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의 후속 업무를 진행해 최종 후보자 3명을 대면 협상 면담을 했다"면서 "이후 최종 1순위였던 홍명보 감독으로 최종 결정을 해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했다.

나아가 "이임생 기술이사는 10차 회의 이후 정해성 위원장이 결정한 최종 후보자 대상자들을 이어받아 대면 면담을 통해 확인 및 협상 업무를 진행한 것"이라고 전했다.

홍 감독이 다른 후보들과 달리 프레젠테이션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선 "홍명보 감독은 기타 후보자들과 동일하게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경기 영상을 준비, 9차 회의 때 분석했다. 정해성 위원장이 직접 울산에서 (울산 HD)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5개월 동안 감독 선임 작업의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지난 7월 울산 사령탑이었던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홍 감독의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감독 선임 논란과 관련해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당시 10차 회의록은 이번 감독 선임에 쟁점이 되면서 많은 질의가 오갔다. 이에 홍 감독은 지난 30일 10월 국가대표 선발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선임 당시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나, 내가 1순위였나라는 질문에 모두 '그렇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국회에 가보니 내가 알았던 부분과 달랐다. 쟁점이 되는 10차 회의록을 공개해 평가받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요청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요르단·이라크전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10월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요르단과 원정 경기를 치른 뒤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한다. 2024.9.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홍 감독의 발언 이후 하루 만에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협회의 A 본부장은 "오늘 이 회차로 회의가 끝나는 것이다. 이후 일부 위원님들이 위원장님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하면 된다. 위원장님도 결정을 못 하겠으면 위원회를 다시 소집하면 된다"고 말했다.

협회의 간사 B는 "차후 일정은 논의를 안 해도 될 것 같다. 필요시에 진행하면 된다"며 사실상 10차 회의가 마지막이라고 공지했다.

결과적으로 홍명보 감독은 두 명의 외국인 감독과 최종 후보에 올랐고, 전력강화위원회는 모두 정해성 위원장에게 모든 결정 권한을 위임했다.

10차 회의에서 한 위원은 "홍명보 감독에게 가장 큰 것은 명분이다. 협회가 명분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며 홍 감독을 추천했다.

이에 다른 위원은 "협회가 명분을 제시하고 (홍 감독이 받아들이면) 욕은 본인이 먹어야 한다. 그러면 100% 찬성하지 못해도 이해할 것 같다. 여론이 조금 움직여주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2일 오전 10시 협회의 감독 선임 절차에 관한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