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노히트 합작한 '황금 계투'…KIA 짜릿한 역전 만들었다[KS1]

6회 무사 1,2루서 전상현 등판…최대 위기 극복
곽도규도 4타자 완벽 처리…정해영 9회 마무리

23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재개된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초 2사 만루 상황 KIA 전상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불리한 상황에서 재개된 경기. 추가점은 곧 패배로 직결될 수 있었지만 KIA 타이거즈의 '황금 계투' 라인은 4이닝을 '노히트'로 틀어막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KIA가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역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KIA는 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1로 이겼다.

우승 확률 72.5%를 잡은 KIA는 곧바로 이어지는 2차전도 기분좋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KIA에겐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틀 전 경기에서 1점을 내줬고, 이어 무사 1,2루 큰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경기가 재개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추가 실점한다면 아무리 KIA의 타선이 강하다 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어떤 투수를 낼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으나, KIA의 선택은 장현식이었다. 상대의 작전이나 후속 타자를 고려하지 않은 채, 구위가 가장 강한 투수를 낸다는 의중이었다.

23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재개된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초 삼성 공격 무사 1,2루 상황에서 김영웅이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 선택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첫 타자인 김영웅은 장현식의 빠른 공에 제대로 번트를 대지 못했고, 포수 앞에 흐른 공을 김태군이 잡아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았다. 큰 고비를 넘긴 순간이었다.

기세가 오른 장현식은 박병호에게 3연속 슬라이더를 던진 뒤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후속타자 윤정빈에겐 볼넷을 허용해 만루에 몰렸지만, 이재현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최대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전상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첫 타자 류지혁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김지찬의 희생번트에 1사 2루, 또 한 번 득점권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전상현의 구위는 여전했다. 김헌곤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2아웃을 잡았다.

23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재개된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초 2사 2루 상황 KIA 곽도규가 역투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여기서 KIA 벤치가 움직였다. 좌타자 르윈 디아즈를 상대로 좌완 필승조 곽도규를 낸 것.

곽도규는 데뷔 2년 차의 경험이 일천한 선수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디아즈에게 2개의 파울을 유도한 뒤 3구째에 그대로 승부,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위기를 넘기자 타선이 힘을 냈고, 7회말 4득점으로 역전했다.

곽도규는 8회말에도 등판, 세 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내며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9회는 마무리 정해영의 시간이었다. 4점 차로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한국시리즈 첫 경기이기에 당연한 등판이었다.

23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재개된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KIA 정해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정규시즌 구원왕에 오른 정해영은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윤정빈, 이재현, 류지혁을 차례로 범타 처리하며 승리를 확정했다.

이날 전상현-곽도규-정해영은 4이닝 동안 14타자를 상대하면서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볼넷 한 개와 수비 실책으로 두 차례 루상에 주자를 내보냈을 뿐이었다.

KIA는 정규시즌에도 삼성을 12승4패로 압도했는데, 경기 후반 역전한 경우가 잦았다.

가장 중요한 무대인 한국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이 공식은 되풀이됐다. 그리고 그 중심엔 여전히 탄탄하게 뒷문을 막아준 '황금 계투' 라인의 활약이 있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