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긴급회의' 조지호 "처음 겪는 계엄, 법률적 검토 후 대응해야"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45년 만에 처음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지난밤 경찰 수뇌부도 초비상에 걸렸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4일 밤 수뇌부 화상 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재 경찰력이 계엄을 겪는 것은 처음이라) 경찰은 법률 위반 여부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0시 경찰청은 경찰청 국관(경무급 이상)과 시도경찰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 청장 주재로 화상회의를 열었다.

참석자 모두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를 예상하지 못한 터라 회의에선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됐다.

한 참석자는 "45년 전 계엄은 있었지만 현재 경찰 수뇌부 모두 처음으로 경험하는 계엄이라 무거운 분위기였다"며 "회의에서는 조 청장만 발언하고 나머지는 발언을 들었다"고 했다.

조 청장은 이 자리에서 "(다들) 계엄이 처음인 만큼 경찰력이 계엄에 따른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법 접촉 여부를 포함해 검토를 충분히 해야 한다"는 취지의 '신중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 청장은 "참모는 정위치하여 경계 강화를 하고 계엄 상황에 잘 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참석자는 "회의에서는 원론적인 얘기가 오갔다"며 "특별한 사안이 논의된 것은 아니지만 조 청장이 처음 있는 상황(계엄)인 만큼 경찰이 어떻게 해야 할지 법률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후 서울경찰청은 '을호비상'을 발령하다가 경찰청의 요청으로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비상업무 규칙에 따르면 을호비상이 발령되면 △연가 중지 및 가용 경력 50%까지 동원 가능 △지휘관과 참모는 정위치 근무 원칙 등이 적용된다.

3일 밤 10시 25분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서울경찰청은 2시간 45분 뒤인 을호비상을 발령하려고 했다.

을호비상이 보류되면서 경찰 내 혼란이 가중했고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청장 간 의견대립이 있었다는 얘기도 경찰 내에서 흘러나온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