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지하철 탈 수 있나"…집회 혼잡 통제에 시민들 혼란(종합)
한국교회연합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 등으로 광화문 일대 혼잡
광화문역 한때 무정차…인파 몰려 통행도 불편
- 김민수 기자,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김예원 기자 =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지하철 탈 수 있는 거죠?"
27일 오후 1시부터 개신교 단체가 주최로 서울광장~광화문 및 여의대로 일대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및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집회 소음은 물론 인파 분산을 위해 일부 지하철 출입구를 통제하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집회 조직위는 지난 7월 동성 상대를 부부와 동일한 지위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도록 한 대법원판결을 문제 삼으며 "차별금지법과 같은 악법 제정에 맞서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참가 신청자는 지난 26일 오후 5시 기준 약 60만 명이지만 주최 측은 이날 미신청 참가자를 포함해 약 1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추정했다.
한국교회연합이 주최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방문한 시민들은 '다수의 역차별 조장하는 차별금지법 금지' 등과 같은 팻말을 들고 집결 장소로 모여들었다. 이와 별개로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인근에서는 사랑제일교회의 전국 주일 연합 예배가 진행됐다.
광화문 광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은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만일의 사고를 대비했다. 안전을 위해 한때 열차가 광화문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안전을 위해서 광화문역 일부 입구도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그러자 일부 시민들은 교통 불편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광화문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만난 강 모 씨(35·남)는 경찰에게 "어느 입구로 들어가야 지하철을 탈 수 있느냐"며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 씨는 시계를 연신 쳐다보면서 "약속 시간이 임박했는데 너무 불편하다"며 빠르게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인파가 몰리면서 보행로가 혼잡해지자 경찰은 큰 소리로 시민들에게 "우측 보행해 달라"거나 "우회해 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동화면세점으로 향하는 횡단보도에서도 교통이 혼잡했다. 빨간불이 켜지자, 경찰은 재빠르게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기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길을 건너려던 시민들은 인상을 찡그렸다.
광화문역 내부도 상당한 인원이 몰려 붐볐다. 지하철역 관계자들은 연신 통행을 안내했으며, 시민들은 "어느 출구로 나갈 수 있느냐"고 계속 질문했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은 '소음'과 '자극적인 메시지'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일부 시민은 지나치게 큰 마이크 음량에 귀를 막은 채로 길을 서둘러 나서기도 했다.
광화문역 인근 서점을 방문 중이던 10대 이 모 군은 "갑자기 마이크 소리가 커져서 놀랐다"며 "너무 시끄러워서 빨리 실내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광화문역 인근을 지나가던 김 모 씨(23·여)는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로 열려 인파가 몰린다는 건 알았지만 이와 상관없는 정치적 내용도 있는 것 같아 의아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무대 설치 시간인 이날 자정부터 세종대로 집회 장소 옆 차선을 가변차로(1:2)로 운영했다. 율곡로와 사직로는 집회 장소 옆 남은 차선을 가변차로(2:2)로 운영하고 서소문로와 을지로 일부 구간은 일방통행으로 관리했다.
또 서울교에서 마포대교 남단에 이르는 여의대로 일대도 집회 장소 옆 남은 차선을 가변차로(3:2)로 운영했다. 신월 지하차도와 여의 지하차도는 최소한으로 차량 흐름을 유지했다.
집회 주변에는 교통경찰 200여 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 등 소통을 관리하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역버스 등 통행은 허용했다.
교통 통제는 집회 예상 종료 시점인 오후 5시쯤부터 순차적으로 해제될 예정이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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