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작 12만원 뺏으려고…'서산 렌터카 살해' 피해자 아내 "마지막 통화가 유언" 울분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서산 렌터카 강도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명현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는 22일 열리는 가운데 유족이 사건 전말을 밝히며 재차 엄벌을 호소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8일 오후 9시 43분쯤 충남 서산의 한 주차장에서 대리 기사를 기다리고 있던 피해자의 차 뒷문을 열고 침입해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차량을 그대로 몰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인적이 드문 도로변으로 이동했다. 피해자 지갑에서 현금 12만 원을 꺼낸 뒤 휴대전화를 버리고 인근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했다. 그러고 나서 1.3㎞ 정도 떨어진 아파트 공터로 차량을 몰고 간 뒤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이후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조회를 통해 피 묻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인근 농수로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한 뒤 김 씨를 체포했다.
김 씨는 미리 흉기를 준비해 고가의 승용차 운전자 등을 범행 대상으로 물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에는 훔친 돈으로 식사하고 6만 원어치의 복권을 구매했다.
김 씨는 수사기관에 "도박 빚으로 생활비가 없어 범행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아내 A 씨는 14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피해자인 남편은 사건 당일 정기적으로 갖는 사업 관련 모임을 위해 서산을 찾았다. 모임을 마치고 렌터카 뒷좌석에 올라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A 씨는 오후 9시 21분쯤 통화에서 남편이 모임 끝나고 집에 가겠다고 이야기했고, 이후에도 대리 기사를 부른다는 내용 등으로 세 차례 정도 더 통화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전화가 왔다. 대리 불러야 하는데 여기가 정확히 어딘지 모르겠다고 그러더라. 그러면 사진 찍어서 나한테 보내주라고 그랬다. 사진 찍으면 밑에 주소를 알 수 있지 않나. 찍은 장소. 사진 찍으라고 했는데 신랑이 '우리 OO이한테 잘해야지' 이러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더니 '어 잠깐만' 이러더라. 그 후로는 대답이 없다. 설마 잠들었나 싶어 제가 '여보세요. 여보세요. 오빠!' 이렇게 했는데 대답이 없다. 통화가 연결되어 있는데"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통화가 끊긴 후 3차례 더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다음 날이 돼도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로부터 피해자의 차량이 불에 탔고 안에서 사람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A 씨는 남편과의 통화가 마지막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남편의 마지막 말 한마디가 가슴에 사무치게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음 주에 첫 재판이 시작되는데 김명현이 현재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초범과 심신미약 등의 이유로 낮은 형량이 나올까 봐 걱정되고 불안하다"라고 호소했다.
유족이 제출한 엄벌 탄원서에는 딸의 이야기도 담겼다. 딸은 "50년도 못 살고 가신 아빠의 생각에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아빠가 아직도 많이 아프고 추울까 봐 그리고 편안히 눈을 감지 못할 것 같다"라며 슬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범죄의 잔혹성과 중대성 등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강도살인 등 혐의를 받는 김명현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강도 살인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씨에 대한 첫 공판은 22일 오전 10시 4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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