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아들, 아내와 최고 순간"…첫 해외여행 기아 홍보팀장 SNS 글 '울컥'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세상을 떠난 가운데 희생자 중 기아타이거즈 직원 일가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숨진 직원의 마지막 SNS 게시물이 공유되면서 누리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사고로 숨진 기아타이거즈 홍보팀 팀장 고 모 씨(43)의 SNS 게시물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앞서 고 씨는 겨울 휴가를 내고 아내 진 모 씨(37)와 아들 고 모 군(3)과 함께 처음으로 가족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특히 고 씨의 아들은 이번 참사의 최연소 희생자로 알려졌다.
고 씨는 한국행 비행기에 타기 18시간 전에도 자신의 SNS에 방콕 여행 사진과 기록을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는 여행 1일 차에 "온 가족 첫 해외여행. 밤 비행기 타고 처음 해외 가는 아들. 첫 여권에 첫 도장 쾅! 하루를 가득 채운 일정에 피곤했지만 재밌게 놀아준 아들 덕분에 행복"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고 군이 비행기에 타 창문 밖 풍경을 바라보는 모습, 아내와 아들이 코끼리에 타 손 흔드는 장면, 세 가족이 방콕 전망대에서 야경을 즐기는 영상 등이 첨부됐다.
이어 2일 차 게시물에는 "#방콕. 행복하다"는 짧은 글과 함께 사원을 배경으로 단란하게 활짝 웃고 있는 세 가족의 사진이 올라왔다.
또 고 씨는 이번 여행에서 아들이 생애 처음으로 배를 탔다며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비행기 탑승 24시간 전엔 방콕의 한 식당에서 아내, 아들과 함께 웃으며 찍은 사진을 올리고선 "최고의 순간"이라고 적었다.
사고 전날 자정쯤엔 아들이 태국 동물원에서 호랑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는 고 씨 SNS에서 마지막 게시물이 됐다.
누리꾼들은 고 씨 SNS 계정을 찾아가 "다음에도 꼭 다시 가족으로 만나 평생 행복하길 바란다", "아이와 함께 웃고 있는 부부의 모습에 눈물이 난다. 부디 하늘에서는 세 분이 원 없이 함께하시길", "감히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겠지만 부디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길", "행복한 추억 가지고 좋은 곳으로 가라", "기아타이거즈 우승하고 기쁜 마음으로 여행 가셨을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기아 팬으로서 너무 안타깝다", "이곳에서의 참담한 마음들과는 대조적으로 SNS 피드에는 너무 행복한 추억들만 가득해 가슴이 먹먹해져서 한참 동안 소리 없이 울었다. 명복을 빌겠다. 부디 큰 고통 없으셨길.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가셨길", "이렇게 예쁜 가족에게 왜 이런 일이" 등 세 가족의 명복을 빌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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