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尹 "미래세대 위해 한일 발전 중요"…게이오대 강연
청년 소통 강조…"저와 기시다도 최선 다할 것"
"金-오부치, 불편한 역사 남겨선 안 된다는 믿음"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일본에서 한국인 유학생과 일본인 대학생들을 만나 "미래세대인 청년 여러분을 위해서도 양국의 발전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게이오대에서 열린 한일 미래세대 강연회에 참석해 "여러분이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 당국자는 물론 민간 분야 리더들도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와 기시다 총리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윤 대통령 강연 발언 전문.
▶실용과 개방의 학풍을 가진 게이오기주쿠대학에서 여러분을 만나 이번 일본 방문의 의미뿐만 아니라 한일 양국이 만들어가야 할 미래에 대해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할 기회를 갖게 돼서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번 일본 방문은 한국에는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이고, 그 나라를 찾아 그동안 불편했던 양국관계를 정상화하는 것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일본 일정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미래세대인 여러분을 만나 정말 감회가 새롭고, 여러분과 함께하는 이 시간을 저는 고대했습니다.
1965년 국교를 정상화한 한국과 일본은 경제, 외교, 안보, 정치, 문화 분야에서 활발한 협력을 해 왔습니다. 한일 양국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문화와 정서를 공유하고 있고, 또 양국 국민, 민간교류는 매우 활기차고 역동적입니다.
이처럼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이,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것은 양국이 단순히 국제사회의 규범을 지키고 상호 존중하는 것을 넘어서, 연대와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공동목표를 향해 함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보편적 가치의 추구가 경제적 번영뿐만 아니라 세계평화를 보장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고, 세계사는 이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2차대전 이후,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룩했을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대한 세계 최대의 원조국 중 하나로 국제사회에서도 그 책임과 기여를 다해 왔습니다.
한국 역시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역할과 책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저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양국의 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양국의 공동이익 그리고 세계평화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는 미래세대인 청년 여러분을 위해서도 양국의 발전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청년 여러분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양국의 정부 당국자는 물론이거니와 민간 분야의 리더들도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저와 기시다 총리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한국 청년들과 자유롭고 왕성하게 교류하고 협력한다면, 청년세대의 신뢰와 우정이 가져올 그 시너지를 우리들이 체감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게이오대학 학생 여러분, 올해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25주년을 맞았습니다. 저는 오늘 오전에 한일의원연맹 회원이기도 한 오부치 유코 의원도 만났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25년 전인 1998년 이곳 도쿄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를 무의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 미래세대가 바로 한일 양국의 미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미래를 생각하고 한국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는 바와 같이 메이지 시대의 사상가 오카쿠라 텐신은 '용기는 생명의 열쇠'라고 했습니다. 25년 전 한일 양국의 정치인이 용기를 내어 새시대의 문을 연 이유가, 후손들에게 불편한 역사를 남겨줘서는 안 된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도, 저도 좋은 친구를 만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내기 위해 조금 더 용기를 냅시다. 대한민국의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한일 양국 청년세대의 멋진 미래를 위해 용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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