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송전탑 4개 붕괴…北 송전선 제거로 지지기반 약화

금강산 골프장 클럽하우스도 철거 중…정부 "책임 물을 것"

경기 문산읍 문산변전소에 개성공단 평화전력소에 전기를 보내는 송전탑이 설치돼 있다. 2016.2.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과거 북한 개성공단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이 건설해 준 경의선 일대 송전탑들 중 일부가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지난달 말부터 송전선을 제거해 지지기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나머지 송전선과 송전탑들을 제거·철거할 가능성이 있다.

2일 군에 따르면 북측 지역에 설치된 15개 송전탑 중 지난달 24일부터 북한 군인들에 의해 송전선이 제거된 송전탑 4개가 붕괴됐다. 한전KPS는 2007년 1월 총 16㎞ 구간에 모두 48개의 송전탑을 완공했는데, 그 중 15개가 북측에 있다.

철탑 형태인 송전탑은 북한이 지난 10월 15일 폭파한 경의선 구간에서 개성공단까지 이어지는 도로에 수백m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경기도 파주의 문산변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개성의 평화변전소가 받아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2016년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으로 같은해 2월부터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이후 2018년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와 함께 송전을 하다가 2020년 6월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부턴 전기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 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하노이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의 우리 측 시설 무단철거가 본격화된 가운데 최근엔 국내 리조트호텔 기업 '아난티'가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조성한 골프장 클럽하우스마저 철거 중인 정황도 확인됐다.

현재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시설은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해 건설한 이산가족면회소를 포함해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에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