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상계엄에 또 갈라진 국힘…의원 50여명 국회 안 가고 당사에 남아
친한계, 비상계엄 해제 표결 불참 의원들 비판…"안 오고 싶어서 안 온 것"
계엄령 해제 표결 중…국힘 의원총회 중앙당사에서 개최 통보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뒤 국힘의힘이 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분열상을 보이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동참하기 위해 본회의장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상당수 여당 의원들이 당사에 남아 의원총회를 개최하면서 적절한 행동이었는지 당내 비판이 나오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부분 국민의힘 의원들은 비상계엄 해제를 지지하는 분위기다. 다만 원내지도부의 안내에 따라 당사를 지키며 본회의장에서 표결하지 않은 의원들을 두고 친한계 일부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결사옹위파'라고 지적하며 당내 파열음이 커질 전망이다.
친한계 한 의원은 이날 비상계엄 해제 이후 뉴스1에 "도대체 6시간 동안 무슨 짓을 한 것이냐"라며 현 상황에 대한 격앙된 반응을 내비쳤다.
친한계 의원들의 날선 반응은 윤 대통령의 급작스런 비상계엄 선포와 한동훈 대표의 체포 시도, 한 대표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의원들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이날 국회에 진입한 수방사 특임대가 이재명·한동훈 대표를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구금하려 시도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령 해제 표결을 기다리고 있어 특임대와 마주치진 않았다.
계엄 해제 선포 이후 한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김상훈 정책위의장실을 둘러보기도 했다. 김 정책위의장실은 수방사 특임대가 국회 요인들을 체포·구금하기 위해 유리창을 깨고 진입한 장소다.
친한계 의원들의 날선 반응은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두고 발생한 원내지도부의 혼선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한 대표와 함께 국회로 이동한 의원들은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했다. 실제 3일(계엄 선포 당일) 오후 11시 38분경 한 대표는 당사를 나서며 의원들을 대상으로 의원총회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개최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친한계 의원 대부분은 한 대표를 따라 국회로 이동했지만, 50여명 의원들은 당사에 남아 의원총회 개최를 기다리고 있었다. 추경호 원내대표 명의로 오전 0시 5분경 '국회 통제로 비상의총을 중앙당사에서 개최하겠다'는 메시지가 전해져서다.
이후 친한계와 다른 의원들 간 혼선이 빚어지던 중 오전 0시 48분 국회에서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대응하기 위한 본회의가 시작됐고, 오전 1시 3분 국회에서 계엄해제 결의안이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다른 친한계 의원은 표결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암까마귀와 수까마귀가 완전히 구별되는 것", "못 와서 안 온 게 아니라 안 오고 싶어서 안 온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당대표와 원내대표 간 지시가 엇갈리고, 국회 안팎의 통제가 이어지자 담을 넘어 국회에 진입한 의원도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계엄 해제 표결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사에 가니까 아무런 연락도 안 되고 정보를 주는 사람도 없고 한없이 기다리고만 있었다. 내가 있을 곳이 여기가 아니다 싶었다"라며 "경찰들이 (국회를) 다 이렇게 막아놨더라. 경찰들이 없는 쪽으로 담 넘어서 들어왔는데 아쉽게 표결은 끝났더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7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현 상황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해당 자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과 혼선을 빚은 추 원내대표 관련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상황을 공유하면서 의견을 모으고 움직이려 했는데 잘되지 않았다"며 "오전 8시 의총을 다시 하기로 해서 그때 의원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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