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 아버지도 '응급실 뺑뺑이' 돌아가셔…민주 김한규의 질책

"너무 지쳐있는 의사들…정부, 이들이 복귀할 명분 줘야"

20일 오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정기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제주도당 위원장에 선출된 김한규 의원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7.20/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자신의 가족사를 언급하며 정부가 의료공백 장기화에 따른 대책 수립에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언급했던 최근 김 의원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연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정부가 지금 의료대란 문제를 충분히 관리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서 제가 순간 화가 확 올라가서 얘기를 드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과 전문의로 알려진 김 의원의 아버지는 최근까지도 의사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버지가 갑자기 아프셔서 응급실을 찾는데 응급실들이 다 환자가 넘쳐났다"며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다른 환자에 비해서 밀려났다. 그래서 결국 사설 응급차를 50만 원을 주고 뺑뺑 돌다가 결국 (응급실을) 찾기는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미 상태가 되게 악화된 상황이었다"며 "저희는 그래도 다행히 병원을 찾아서 병원에서 돌아가시긴 했는데 아마 다른 분들은 제가 처음 들었던 것처럼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없다', '집에 돌아가셔서 그냥 남은 시간을 보내시는 게 좋겠다'는 답을 듣고 포기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 의사 분들이 너무 지쳐 있는 게 보였다"며 "그래서 병원에다 화를 낼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이분들은 휴가도 못 쓰고 계속 일하시고 계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의료계)의 불만은 의사 결정(의대 증원) 과정에서 자기들이 빠져있다는 것인데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하지 않겠나. 이분들의 분노도 상당히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의료진이 환자를) 끝까지 치료해주려 노력한다"라며 "정부가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지, 국민이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 피해를 보고 있는데 정부가 정말 현실을 제대로 파악했으면 좋겠다"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방송 중 답변이 퍼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황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두 달 전 지방에 있던 아버지가 갑자기 거동할 수 없게 됐고, 그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못 한다고 해 급히 응급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며 "그 과정에서 여러 병원에 계속 확인했지만 응급실에 여력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응급구조사도 ‘요즘 이런 경우가 많아 방안이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서 들여보내 주지 않는 한 병원 앞에서 사정해 한참을 기다리다가 응급 수술을 겨우 받았다"며 "만일 그 시간에 응급 수술을 받지 못했다면 (아버지가) 그대로 돌아가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