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책서 보던 일이"…비상계엄 해제에도 시민들 '큰 충격'
윤 대통령, 오전 4시 30분 '계엄 해제안' 의결…선포 6시간 만에
울산시민 단체들 입장문…민주노총 11시 시청 집결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한밤중 일어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충격에 빠진 시민들이 등교·출근을 앞두고 잠을 편히 이루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 28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로부터 2시간 30여분 지난 이날 오전 1시 1분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어 오전 4시 30분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을 의결했다.
시민들은 6시간가량 이어진 일촉즉발의 비상계엄 사태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불안에 떨었다.
대학생 권 모씨(23·여)는 “한국사 책에서나 보던 비상계엄을 실제로 겪어 보니까 충격이 컸다”며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권 씨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하려는 군인들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헬기가 국회 상공을 도는 모습을 유튜브 생중계로 보며 공포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최 모씨(43·남)는 “대통령 담화문에 ‘종북 세력 척결’, ‘반국가 세력’과 같은 단어가 있어서 거부감이 들었다”며 “전쟁이라도 난 줄 알고 놀랐는데 대놓고 야당을 지칭하고 있어서 화가 났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 모씨(18·여)는 “당장 다음날 등교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불안했는데 학교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이런 상황이 일어나면 시민들이 어떤 대처를 해야 할지도 미리 알려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비상계엄 발령 후 울산지역 시민단체들도 일제히 입장문을 발표하며 강력하게 대응했다.
울산시민연대는 이날 입장문에서 "윤석열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며 "반헌법적 비상계엄, 부당한 계엄령은 거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무장군인들이 진입 시도하는 등 대한민국을 혼란으로 만들고 있는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오늘날 민주공화국을 만들어온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는 이러한 권력자를 용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성명서에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야당이 예산삭감, 탄핵, 특검을 추진한다고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이기를 포기했다. 국민도 더 이상 윤 대통령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탄핵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도 윤석열정권 퇴진시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히며 이날 11시 울산시청 남문에서 집결할 계획이다.
syk00012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