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비상계엄 볼줄" 원주 사회단체·시민들 시청 앞서 尹 규탄

4일 아침 시청 앞서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반발

강원 원주지역 사회단체들과 주요 정당 관계자, 시민들이 4일 오전 8시 50분쯤 원주시청 앞에 모여 지난 밤사이 선포됐던 비상계엄 상황을 규탄하고 있다. 2024.12.4/뉴스1 신관호 기자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제 눈을 의심했어요. 너무 놀라 잠들지 못했어요. 살면서 비상계엄을 볼 줄 몰랐습니다.”

밤사이 45년 만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되고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에 몰려든 모습을 본 강원 원주시 시민들이 4일 아침 곳곳에서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짓고 지인들과 걱정스러운 인사를 나눴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원주시청 앞에는 원주지역 정당들의 인사들과 여러 사회단체 구성원, 시민 등 수십 명이 몰려, 전날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들은 '윤석열을 체포하라', '윤석열을 당장 구속하라' '내란죄' 등의 내용이 적힌 종이와 피켓을 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으며, 주변에 모여들고 있던 시민들도 지난 밤사이 상황에 대해 반발감을 드러냈다.

강원 원주지역 사회단체들과 주요 정당 관계자, 시민들이 4일 오전 8시 50분쯤 원주시청 앞에 모여 지난 밤사이 선포됐던 비상계엄 상황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2024.12.4/뉴스1 신관호 기자

시민 A 씨(40대)는 “아침에 지인들을 만나 나눈 인사가 밤사이 놀라지 않았느냐는 말이었다”면서 “지금 겪은 일들은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B 씨(50대)는 “모든 시민들이 함께해야 서로를 지킬 수 있다”며 “살벌했던 밤이었다. 지금 이런 상황이 말이 되는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출근길에 나서기에 앞서 지인들과 밤사이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시민 C 씨(40대)는 “세상에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몰랐다. 밤사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할지 고민했다”고 했으며, D 씨(30대)는 “이른 시간부터 가족들의 안부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교과서에서나 봤던 상황인데,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무장 계엄군이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원주시는 오후 11시 37분쯤 직원들에게 '원주시청 5급 이상 공무원은 원주시청으로 지금 즉시 복귀하시고, 직원들은 자택 대기 부탁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뒤 4일 0시 30분쯤 5급(사무관) 이상 직원이 참여하는 긴급 확대 간부 회의를 진행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4일 새벽 도청 본청(2청사 포함)의 실·국장과 과장들에게 사무실 비상대기 조치를 내렸다. 도는 4일 0시 6분쯤 직원들에게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도 자체충무계획에 의거 본청 실국장 및 과장(2청사 포함)은 현 시점부터 별도 통보 시까지 사무실에서 비상대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등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강원 원주시가 밤 11시30분쯤 국장급이상 긴급회의를 연데 이어 4일 0시 30분쯤 5급 이상 직원이 참여하는 긴급비상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원주시 제공) 2024.12.4/뉴스1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