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택배 일 돕던 중학생 숨지게 한 60대 과속 운전자 집유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제한속도를 어기고 차를 몰다 화물차를 들이받아 화물차에 탄 10대 청소년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승용차 운전자가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65·여)에게 금고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 씨는 작년 6월 5일 오전 6시39분쯤 강원 원주시 흥업면 사제리 광터교차로 근처 시속 80㎞ 제한속도인 도로에서 시속 98㎞로 승용차를 운전하면서 황색 신호에도 교차로에 진입해 화물차(1톤)를 들이받아 2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화물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중학생인 B군을 숨지게 한 혐의와 트럭을 몰던 B군의 어머니 C씨(30대)를 약 32주간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다치게 한 혐의다.

당시 B군은 학교의 재량으로 휴업하는 날(재량휴업일) 어머니의 일을 돕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찰 송치 전 조사에서 화물차를 몬 C씨에 대해선 위반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박 부장판사는 "황색 신호에 제한속도를 위반해 교차로에 진입하고 전방주시 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피해차량과 충돌사고를 일으켰다"며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너무나 중대하고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재판 단계에서 피해자 측과 합의한 점, 당시 피해차량 진행 방향 신호기의 고장이 아니었다면 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 사건 기소 당시 B군의 아버지 면담을 통해 그 가족이 사고 트라우마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점을 파악했다. 또 아버지가 중상을 입은 B군의 어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 수입이 급격히 감소한 사실도 확인하는 등 검찰은 장례비와 심리치료, 긴급생계비를 지원했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