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의사회, 반려마루서 산책 봉사…"자가진료는 동물학대 유발"

시무식 열고 구조견 산책 봉사 활동
"무분별한 약품판매, 안 돼" 성명도

대한수의사회 임직원들은 2일 경기 반려마루에서 시무식을 갖고 강아지 산책봉사를 진행했다. ⓒ 뉴스1

(여주=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대한수의사회가 경기 여주시에 위치한 반려마루에서 강아지 산책 봉사를 하는 의미 있는 시무식을 가졌다.

대한수의사회 임직원들은 2일 경기도가 운영하는 반려마루를 찾아 강아지 입양 절차에 대해 설명을 듣고 구조동물들을 위한 산책 봉사를 진행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반려마루는 지난해 화성의 한 번식장에서 구조한 번식견 583마리를 긴급구조해 보호한 바 있다.

번식장에서 구조한 개들의 상당수는 입양을 갔고, 현재 85마리가 남아 입양 또는 임시보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은경 경기도 반려동물과장은 "번식장에서 긴급구조된 개들 중 85마리가 새 가족을 찾고 있다"며 "10세가 넘고 건강이 안 좋은 개들도 있어서 사료와 약을 먹여줄 수 있는 임시보호자도 절실하다.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수의사회는 2일 경기 반려마루에서 시무식을 개최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지난해 일부 번식장에서 살아 있는 개의 배를 갈라 새끼를 꺼내고 모견을 죽게 하거나 노견들에게 근육 이완제를 투여해 죽이는 등 행위가 드러나 사회적 충격을 줬다. 사육 중인 개들에게 백신이나 항생제 등 의약품을 임의로 투약한 업자들은 검찰에 기소돼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수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수의사법상 반려동물 자가진료는 2017년부터 금지돼 있지만 약품에 대한 구입은 자유롭다"며 "수의사 처방제를 무력화시킨 약사법 예외조항에 따라 실제 수의사의 처방 없이도 94%의 동물약품이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의사회에 따르면 처방대상인 동물용 마취제, 동물용 호르몬제뿐만 아니라 내성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경구용 항생제 등은 수의사의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남인순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동물용 실데나필의 약국 구매 오남용을 지적한 바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약품의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는 동물병원 진료기록 공개 의무화 법안은 발의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약사법 개정에 대한 논의는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 등을 향해 "정부는 동물약품 오남용은 동물의 건강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경각심을 가지고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 회는 전국의 수의사들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동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고 나아가 국민 보건까지 지키는 막중한 수의사 본연의 의무를 위해 동물약품 오남용을 막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해피펫]

news1-10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