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화랑유원지"…'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사업에 항의 빗발
509억원 투입 2026년 12월 준공목표·…2019년 확정된 국책사업
"모든 시민의 공간·호국영령 기리는 곳…추모시설 자체 반대 아냐
- 유재규 기자
(안산=뉴스1) 유재규 기자 = 세월호 참사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4.16생명안전공원 건립사업'의 실착공이 곧 착수될 가운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4일 경기 안산시 등에 따르면 오는 2026년 12월을 완공 목표로 시는 안산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4.16생명안전공원'을 건립한다. 총 사업비 509억원이 투입되며 대부분 국비와 도비로 부담된다.
계약서 상, 착공일은 지난 11월29일였지만 실착공 일정은 미정이다.
연면적 7677제곱미터 규모로 조성되는 '4·16생명안전공원'은 봉안시설, 전시시설, 시민편의시설 등으로 구성된 추모공간으로 마련된다.
이는 4·16세월호참사피해구제및지원등을위한특별법에 의해 착수 됐으며 민선7기 때인 2019년 당시, 윤화섭 전 안산시장부터 확정된 국가정책 사업이다.
실착공을 앞두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이다. 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원주민이거나 40년 이상 지낸 거주민으로, 이들은 추모공간 건립은 반대하지 않지만 '왜 화랑유원지냐'의 장소를 문제 삼았다.
시민단체 국가정의실천연합은 단원구 초지동 화정1교사거리 일대 이날로 '릴레이 단식투쟁'을 73일 째 벌이는 중이다.
이 연합은 '4·16생명안전공원' 내 화랑유원지 건립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안산시청 홈페이지 내 '4·16세월호 참사 시민참여' 게시판에도 수백여명의 반대와 항의글이 게재돼 있다.
현재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피해자를 위해 안산 하늘공원묘지(102명) 평택 서호공원묘지(87명) 화성 효원공원묘지(62명) 등에 각각 안치돼 있다. 인천 가족공원 묘지는 일반인 피해자 48명을 기리는 장소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문화·예술 및 체육장소 공간인 화랑유원지 내 조성하냐며 날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즉, 추모공간 건립은 반대하지 않지만 '왜 화랑유원지냐'의 장소를 문제 삼는 것이다.
화랑유원지에는 호국국가유공자공적비가 위치해 있다. 이곳은 6·25전쟁 중에 부상을 입고 제대한 참전용사들이 박정희 정권 때 '화랑농장'을 일궈낸 장소다.
호국영령들의 얼이 담긴 곳인 화랑유원지가 도시 한 복판에 있는데 이는 서울 뚝섬유원지에 추모공간을 만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0일 단원구청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반대하는 주민들은 "추모공간 건립 취지는 좋은데 굳이 화랑유원지냐"며 격한 반응을 나타냈다.
"건립은 좋다. 그것까진 양보한다. 장소를 반대하는 것이다" "세금 낭비다" "몸을 써서라도 건립을 막겠다" "지역 한마당에 그걸 왜 짓는가" 등의 항의가 빗발쳤다.
한 유튜브의 채널에 올린 주민설명회 당시 동영상을 보면 건립을 찬성하는 주민의 말이 가로막힐 정도로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많았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주민설명회에서 "이미 건립장소는 (민선8기)취임 이전에 확정된 사안이라 변경이 불가다"라며 "2019년 국조실에서 최종 후보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공사와 관련, 향후 계획은 차차 업체와 논의해 가며 이뤄질 것"이라면서 "특별법으로 정해진 사안이라 지자체에서 더는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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