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미군 장갑차 희생 효순·미선 21주기 추모제

열다섯 꽃다운 나이에 목숨 잃은 안타까움에 눈물

13일 오전 경기 양주시 효순미선평화공원에서 열린 고(故) 신효순·심미선 양 21주기 추모행사에서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2023.06.13./뉴스1 양희문 기자

(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아름다운 청춘에 빛을 잃은 효순, 미선을 기억해주길. 나는 오늘 밤하늘의 별을 보며 간절히 기도한다.”

13일 경기 양주시 효순미선평화공원에서 열린 고(故) 신효순·심미선 양 21주기 추모행사에서 인천 산마을고등학교 한 학생이 자작시 ‘까만 밤 빛나는 별들’을 낭독했다.

“별들이 서럽고 억울한 이유로 그 빛을 잃었을 때 그 별들을 기억해줄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말을 읊었을 때, 몇몇 추모객은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어야 했던 아이들이 떠올랐는지 눈물을 훔쳤다.

한 시민은 혼잣말로 “효순·미선아, 절대 잊지 않을게”라며 21년 전 비극적인 사고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추모객들은 ‘잊지 않겠습니다.’, ‘평화를 소망합니다.’ 등의 글귀가 적힌 불꽃 모양의 팻말을 흔들며 효순·미선 양을 추모했다.

13일 오전 경기 양주시 효순미선평화공원에서 열린 고(故) 신효순·심미선 양 21주기 추모행사에서 청소년들이 합창하고 있다.20230.06.13./뉴스1 양희문 기자

추모제에 참석한 80여명의 청소년들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에 억울하게 희생당한 효순·미선 양을 추모하며 아픈 영혼을 달랬다.

열다섯이란 짧은 삶을 살고 떠난 효순·미선 양에게 국화꽃을 바치는 시간에는 분위기가 더욱 숙연해졌다.

강수현 양주시장은 “안타까운 죽음으로 시름에 빠졌던 부모와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추모했다.

미국 평화재향군인회는 추모 편지글을 통해 “여중생의 이른 죽음을 생각할 때마다 우리는 큰 아픔과 슬픔을 느낀다”며 “효순과 미선의 죽음 뒤에는 분단의 비극이 있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전했다.

경기 양주시 효순미선평화공원에 그려진 효순 미선 양의 벽화.2023.06.13./뉴스1 양희문 기자

효순·미선 양은 2002년 6월13일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국도에서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주한미군 2사단 장갑차에 치여 사망했다.

당시 장갑차를 몰았던 미군 병사들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고, 전국적인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