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에요"…휴대폰 전송된 숨진 딸에 오열
[세월호 침몰]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닷새째인 20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2014.4.20/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figure>여객선 세월호 침몰 닷새째인 20일 사망자 시신이 대거 발견되며 진도체육관은 하루종일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이날 오전 8시께 시신 10구가 발견되면서 체육관 내 실종자 가족들은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시각각 전해지는 추가 사망자 인양소식에 가족들은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고 곳곳에서 흐느낌이 이어졌다.
실종자 가족들이 대형 스크린에 집중하는 사이 DNA채취실 앞에서 김모(18)양의 어머니는 홀로 숨죽여 울고 있었다.
딸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고 신원확인을 위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신원확인팀에 왔지만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시신이 들어왔는데 우리 딸인 것 같다고 연락이 왔어요"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수학여행 간다며 아침부터 단장을 하고 나간 딸이 시신으로 돌아온 사실이 어머니는 믿을 수가 없었다. 기다리던 딸이 5일 만에 품으로 찾아왔지만 어머니는 한달음에 달려갈 수가 없었다.
"우리 딸 얼굴을 볼 수가 없을 것 같아요"라며 휴대전화만 꼭 쥐었다.
이내 휴대전화가 울리더니 동영상이 하나 전송됐다. 팽목항으로 옮겨진 김양의 시신이 찍힌 동영상이 전송된 것이다.
어머니는 "우리 딸이에요. 날 닮아서 귓불이 넓은데 우리 딸이에요"라면서 "막내 딸이라 눈에 넣어도 아프지가 않은 내 딸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간다며 집을 떠난 딸의 사고소식을 듣고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한달음에 달려온 진도였다.
학교 측으로부터 '전원구조'라는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건만 며칠이 지나도 딸은 찾아볼 수 없었다.
행여나 하는 마음에 기다리기를 닷새째. 3박 4일 여행을 떠난다던 막내딸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가족들은 세상을 다 잃은 듯 비통하다.
li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