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 말보다 '자장자장 우리 아가' 노래가 신생아 언어 발달에 도움 된다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 영유아 뇌 활동 추적해 언어 인식 발달 연구
아기가 단어 구분하는 것보다 발음 구분 능력은 늦게 발달
- 김승준 기자
(사천=뉴스1) 김승준 기자 = 신생아는 강세, 단어의 길이 같은 리듬 요소로 언어를 인식하고 발음을 구분하는 능력은 더 늦게 발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대학 공동연구팀은 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에 영유아의 언어 발달을 뇌 활동으로 살펴본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후 4, 7, 11개월 영유아 50명에게 동요 비디오 등을 보여주며 뇌전도(EEG) 검사를 진행했다. 뇌전도 검사는 전극을 두피에 붙여 뇌의 활동을 기록하는 기법이다.
과거 영유아 연구에서는 아기가 처음으로 말을 내뱉기 전인 생후 4~6개월이라고 하더라도 단어 구분을 시작해 점점 언어 능력이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런 단어 구분 능력이 언어의 어떤 요소 때문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기존 연구는 단어가 아니라 '바'와 '파' 같이 유사하지만 다른 음절을 가지고 이뤄졌다. 문제는 단절된 음절을 가지고 연구 할 경우 여러 음절로 이뤄진 단어를 듣는 실제 육아 환경과 다르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연속 뇌파 측정 및 데이터 분석으로 동요 같은 연속적 청각 자극이 뇌에서 처리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우샤 고스와미(Usha Goswami) 케임브리지 대학 인지 발달 신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약 7개월까지 개별 발음이 뇌에서 안정적으로 처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별 발음은 뇌에 매우 천천히 추가되며 언어의 기초를 형성하는 것에 비해 늦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말은 발음과 리듬으로 나눠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대공원'과 '서울대 공원'은 발음은 동일하지만 리듬은 다르다. 말의 리듬에는 단어의 길이 외에도 강세도 영향을 끼친다.
리듬이나 멜로디 같은 음악적 요소는 태아 시절부터 인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음성 정보보다는 심박동을 비롯한 각종 진동, 리듬 정보는 자궁까지 쉽게 전달된다.
연구진은 리듬감 있는 말은 개별 단어의 경계를 강조해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며 생후 1개월 시점에서도 효과적이라고 봤다.
고스와미 교수는 언어 학습과 난독증, 발달성 언어장애를 연구해 오고 있다. 그의 다른 연구에서는 생후 2개월 리듬감 있는 언어 정보가 생후 2개월 아기의 뇌에서 처리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는 "리듬 정보가 언어 시스템의 발달을 뒷받침하는 숨겨진 접착제라고 생각한다. 리듬 패턴을 사용해 자연스러운 말을 들을 때 한 단어가 끝나고 다른 단어가 시작되는 위치를 추측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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