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메타버스 시장 투 트랙 공략…B2B 플랫폼 '점프' 공개

이르면 올해 말 출시…웹 기반 대규모 인원 동시 접속
"B2B와 B2C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유연한 플랫폼"

네이버 '점프'(ZUMP)로 스페이스를 만드는 모습 (네이버TV 갈무리)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네이버(035420)가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 '점프'(ZUMP)를 선보인다. 일반 이용자를 상대로 한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와 별개로 기업 고객을 겨냥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는 이르면 올해 말 점프를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점프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8월 기술검증(PoC)을 진행했고 지금은 출시 전 막바지 작업 중이다.

조직도 네이버제트에서 분리해 스노우 산하로 개편했다. 네이버제트는 제페토를 서비스하는 스노우 계열사다.

점프는 수천 명 이상 이용자가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3차원(3D)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해야 하는 제페토와 달리 웹 기반으로 운영돼 접근이 편리하다.

인공지능(AI) 제작 지원 기능을 사용해 자연어를 입력하면 손쉽게 가상공간을 구축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공간에서 이용자들은 실시간 비대면 회의를 하거나 영상과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다. 텍스트와 음성 모두로 소통하고, 아바타를 활용해 개성을 표현할 수도 있다.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는 차별점도 있다. 제페토의 창작자 플랫폼 '제페토 월드'는 동시 접속 인원 제한이 있지만, 점프는 회사 직원 전체가 한 번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수용 인원 규모는 출시 전까지 달라질 수 있다.

이용자는 AI 제작 숙련도에 따라 맞춤형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초보자용 직관적인 프리셋(예시 포트폴리오)과 에셋(구성 요소)을 지원하고, 전문가용 스크립트 편집 기능까지 제공해 다양한 사용자 요구를 충족한다.

네이버는 기업 간 거래(B2B) 위주의 점프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중심 제페토를 통해 메타버스 시장을 두 갈래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반 이용자도 점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구분은 두지 않는다.

스노우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페토가 B2C 수요를 집중 공략했다면 점프는 B2B와 B2C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수요를 맞추면서 플랫폼을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점프 출시가 침체한 메타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메타버스 업계는 B2C에서 이용자 수요를 맞추지 못했지만, B2B 시장은 메타버스를 이용한 업무 수행 기능을 꾸준히 필요로 해왔다는 설명이다.

최용기 메타버스 산업협회 부회장은 "현재 메타버스 시장이 정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 고객사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업무 시뮬레이션이나 설계·생산 실험 등에서 꾸준한 수요를 보였다"며 "B2B를 공략한 서비스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