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만 가는 전통시장? '키즈카페'로 젊은 부부 잡는다

중기부, 내년 중 전통시장 2곳에 키즈카페 시범사업
일부 지자체, 민간형·공공형 등 다양…"취지 살려 추진"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이 제수용품 구매 등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4.9.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빈 점포에 키즈카페를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내년에 시행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이미 공공형, 민간형 등 전통시장을 활용한 유사 사업을 진행 중이어서 관련 성과를 반영한 사업 설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중기부에 따르면 중기부는 전통시장 내 빈 점포에 키즈카페 등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내년에 실시하기로 확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중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전통시장법 제17조에 따라 정부는 시장 등의 빈 점포를 비영리법인이나 단체, 개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며 "법령 근거가 있음에도 중기부는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지 않아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통시장에 키즈카페를 설치하는 사업은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 진행하고 있다.

강원 양구군은 지난 2018년 양구 중앙시장 인근 전통시장지원센터 2층에 키즈카페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323.68제곱미터(약 98평) 규모에 놀이시설과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해당 키즈카페는 올해 1월 공개경쟁 입찰에서 선정된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곳으로 1시간 기준 어린이 7000원, 보호자 5000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별도 공간에서는 1시간 기준 3만 원의 이용료를 받고 대관 사업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민간 위탁 방식은 공공의 재정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양구군 관계자는 "키즈카페를 운영하려면 기간제 직원도 채용하고 공공근로 인력도 필요해 예산만으로는 인건비를 충당하기 쉽지 않다"면서 "전문성 있는 민간 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것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방문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부터)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수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4.9.1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공공기관이 운영비 전액을 예산으로 충당하는 곳도 있다. 부산시는 2018년 '지역 선도시장 육성 사업' 일환으로 구포시장 등에 공공형 키즈카페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예산만 충분하다면 공공기관이 운영 주체인 만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시설 관리 등도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다.

구포시장 키즈카페 관계자는 "무료인데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운영하기 때문에 관리가 잘 되고 있어 주민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젊은 부부 사이에 아빠는 아이와 키즈카페에 머물고 엄마는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문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역시 비슷한 취지의 사업을 설계하면서 민간 전문가 의견을 적극 수렴해 '사업성'을 추후 사업 확대 기준으로 삼은 바 있다.

행안부는 2022년 12월 '전통시장 편의시설 조성지원사업'을 발표하고 경남 하동군 공설시장에 어린이 놀이시설(키즈카페) 등을 설치 중이다. 키즈카페 설치 계획 당시 젊은 층의 유인을 높여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마련했다.

내년 전통시장 내 키즈카페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는 중기부는 사업 계획을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중기부 관계자는 "내년 중으로 2곳을 선정해 진행하는 것은 확정됐다"면서도 "공공형으로 할지 민간형으로 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통시장의 빈 점포를 활용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게 한다는 사업 취지에 맞게 적절한 형태로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