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조류충돌 후 엔진결함 떴다…제주항공 직원도 그 엔진 걱정

국토부, 사고기 B737-800 101대 전수점검…CFM56 엔진 탑재기는 125대
제주항공 CFM56 과거에도 이상 겪어…국토부 "추후 대상 확대 여부 결정"

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특전사 장병들과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현장 수색을 하고 있다. 2025.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제주항공(089590) 여객기 참사 사고기와 같은 엔진을 쓰는 기체에서 과거 조류 충돌 후 엔진 결함이 발견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참사와 엔진 결함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주목된다. 그간 제주항공 내부에서도 엔진 결함 우려가 제기돼 온 만큼 항공당국의 점검이 해당 엔진이 탑재된 국내 항공사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 일본 오사카발 김포행 7C1381편에서 발생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사고 후 회항 원인은 제작 결함으로 밝혀졌다.

당시 김포행 제주항공 여객기는 간사이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조류 충돌을 겪고 기수를 돌려 간사이국제공항으로 돌아왔다. 이후 기체 전반에 대한 점검을 거치면서 엔진 결함이 발견됐다는 게 제주항공의 설명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 브리핑에서 "버드스트라이크 흔적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엔진)제작 결함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2년 해당 사고기와 이번 참사의 사고기(HL8088)는 다른 기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단일기단을 운용하는 제주항공의 B737-800 39대에 탑재되는 항공 엔진은 모두 미국 CFM인터내셔널의 CFM56이다. CFM인터내셔널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랑스 사프란의 합작법인이다. 전세계 항공기에 탑재되는 엔진은 대부분 미국의 GE와 프랫앤휘트니(P&W), 영국 롤스로이스가 공급한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사고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기 전이지만 버드스트라이크 이후 엔진 작동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조사에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참여하며 보잉, CFMI와 협의 중이다.

국토부는 사고기종인 보잉의 B737-800을 운항하는 6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기 엔진, 랜딩기어 등 주요 계통의 정비 이력에 대한 전수조사(총 101대)를 실시하고 있다. 항공사별로 △제주항공 39대 △진에어 19대 △티웨이 27대 △이스타 10대 △대한항공 2대 △에어인천 4대다.

엔진으로 범위를 넓히면 국내에 CFM56 엔진을 탑재한 기체는 125대로 늘어난다. 사고기에는 CFM56-7B26이 2대 장착돼 있는데, CFM56은 B737NG를 비롯해 에어버스의 A320패밀리 등 중단거리 단일통로 기체에 널리 쓰이는 엔진이다.

대한항공이 B737-800 2대를 포함해 B737-900, B737-900ER 등 총 17대에 CFM56 엔진을 쓰고 있다. 진에어도 B737-900이 3대 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항공사들은 A320에 해당 엔진을 쓰고 있지 않다. 전수조사 중인 항공사 외에는 에어로케이 6대도 CFM56을 쓰고 있다.

특히 그간 제주항공 직원들이 내부적으로 제기한 문제에는 엔진이 연관돼 있다. 2023년 10월 방콕발 부산행 7C2252편의 1번 엔진이 배기가스온도(EGT)가 27초 동안 950도를 초과해 엔진을 끄고 방콕공항으로 회항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김포발 제주행 7C123편이 이륙 후 50분쯤 1번 엔진 정지로 인해 김포공항으로 회항했다.

이는 제주항공의 한 직원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사내 공지를 그대로 올리며 공개됐다. 다만 제주항공 항공기 엔진에 대한 전수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국토부는 <뉴스1>에 "(대한항공은) 엔진 제조사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에 전수조사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의 사례는 다르다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국토부는 지난 2022년 대한항공의 A330이 엔진 과열 등으로 연달아 긴급 착륙함에 따라 국적사 A330 총 39대의 엔진을 전수 점검했으며 21대에서 내부 부품에 미세 균열을 발견한 바 있다.

물론 보잉 홈페이지 기준 B737시리즈는 지난 1967년에 첫 인도를 시작한 이래 1만 1755대가 인도됐고, 이중 8948대가 CFM56 엔진을 탑재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모델인 만큼, 이에 따른 결함 사례 역시 많을 수밖에 없다는 신중론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B737-800에 장착된 엔진이기 때문에 이번 특별점검에서 같이 점검한다. 아직 정확하게 엔진 문제가 있다거나 없다는 것이 판명된 부분이 아니다"라면서도 "점검을 하면서 추이를 보고 (해당 엔진에 대한) 확대 가능 여부도 점검이 끝난 후 종합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