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Q 최대 매출에도 영업익 '뚝'…구독·웹OS로 반전 노린다

3분기 매출은 22.2조 역대 최대…영업익은 7511억 예상 하회
상고하저 약점 계속…'구독·웹OS·HVAC' 3대 동력 성장은 고무적

LG전자(066570)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22조1769억 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감소한 751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LG전자(066570)가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보다 저조한 영업이익을 낸 건 해상운임 폭등 등 대외 요인 영향을 받은 데다 가전 비수기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질적인 '상고하저' 실적 패턴 극복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다만 가전 구독,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냉난방공조(HVAC)·칠러 등 이른바 'LG전자 3대 미래 동력'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B2B(기업간거래) 사업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난 22조176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이다. 앞선 최고 기록은 2022년 3분기 21조1768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감소한 7511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154억 원이었다.

LG전자의 상고하저 실적 패턴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상반기에 우수하고 하반기에 저조한 실적을 낸다는 의미다. 하반기는 이른바 LG전자의 핵심 사업인 가전이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는다.

대외 환경도 타격을 줬다. 하반기 들어 물류비와 마케팅비가 급등하면서다. 앞서 LG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컨테이너당 평균 해상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8% 상승하고, 광고비 등 마케팅 경쟁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데 대해 "가전 수요 회복 지연, 원재료비 인상, 해상운임 변동 등 어려운 대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인베스터 포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24.8.21/뉴스1

대신 구독,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HVAC·칠러 등 3대 미래 동력 사업이 힘을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사업들이 LG전자의 가전 사업 의존도를 낮춰 체질 개선 선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구독 사업은 장밋빛이다. 소비자가 가전제품에 대한 월정액을 지불하고 관리나 소모품을 정기적으로 받는 서비스로 LG전자가 역량을 집중하는 사업 중 하나다. 3분기에는 해상 운임 인상과 주요 시장 수요 회복 지연에 따라 구독 수익성에 일부 영향을 끼쳤지만, 올해 연매출 1조8000억 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실적 전망은 유효하다.

LG전자의 TV 운영체제(OS)인 웹OS 기반 광고·콘텐츠도 고속 성장 중이다. 올해 매출 1조 원을 넘어서며 '유니콘 사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콘텐츠 경쟁력·편의성 강화, 생태계 확대, 광고 사업 경쟁력 고도화 등을 추진하며 웹OS 광고·콘텐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AI(인공지능) 시대 핵심 장비로 꼽히는 HVAC·칠러 사업도 LG전자의 B2B 사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조만간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자 사업'으로 등극한 전장도 분투하고 있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다소 영향을 받고 있지만 100조 원 수준 수주 물량의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도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어려운 대외 환경에도 전사 매출 규모를 꾸준히 늘려 나가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사업방식과 사업모델 변화, B2B 사업 가속화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 차원의 노력이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