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세대공정개발실 1년만에 해체…"HBM 개발 집중"

조직개편 단행…경계현 전 DS부문장 시절 신설 조직 대폭 축소
파운드리 효율화…박학규 후임에 미전실 출신 박순철 부사장

삼성전자 전영현 부회장이 18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New Research & Development - K'(NRD-K) 설비 반입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4.11.18/뉴스1

(서울=뉴스1) 한재준 김승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의 미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된 '차세대공정개발실'이 1년 만에 해체 수순을 밟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체된 개발실 인력 일부가 HBM개발팀으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을 공지하고 임직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차세대공정개발실은 경계현 전 DS부문장 주도로 지난해 반도체연구소 산하에 신설된 조직이다.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관련 선행 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기술을 연구하자는 취지다. 개발실은 경 전 부문장이 집중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과제도 맡고 있었다.

개발실은 출범 1년 만에 사실상 해체 수준으로 축소됐다. 삼성전자가 HBM 등 메모리 기술력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면서다. 이번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임하게 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차세대공정개발실을 개발팀으로 격하했다. 산하 2개팀 인력은 각각 HBM개발팀 등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HBM 등 메모리 개발 인력을 보강한 것으로, 근원 경쟁력 회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 부회장은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당시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며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도 개편했다.

반도체연구소 산하에 있던 파운드리 TD(기술개발)실을 해체하고, 연구 인력을 파운드리사업부 내에서 공정 설계와 양산, 수율 관리를 담당하는 PA 및 YE로 배치했다.

이 또한 2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 선행 기술 개발보다 3나노 공정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2세대 공정 양산에 돌입했지만 수율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DS부문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하고 기존 AI 업무를 한곳으로 모았다. AI센터는 최고정보책임자(CIO) 조직으로 자율 생산 체계, AI·데이터 활용 기술 등을 담당하던 혁신센터 등을 재편해 만들어졌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업을 책임지는 미주 총괄에는 조상연 부사장을 내정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후임에는 박순철 부사장이 임명됐다.

박 부사장은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네트워크사업부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사업지원TF 등을 거친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