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억→80억→120억…이사진 보수 한도 늘리는 동원산업
26일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2년 만에 이사 보수 한도 50% 확대
"이사진 늘고 급여 증가로 한도 상향"…작년 실지급액은 29억원 수준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국내 주요 기업들이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사 보수 한도를 축소하는 가운데 동원산업(006040)은 오히려 50%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이사 보수 한도를 120억 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2023년 기존 20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증액한 데 이어 2년 만에 보수 한도를 50% 늘리는 것이다.
동원산업은 2022년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하며 그룹의 사업형 지주사로 전환했으며 이듬해인 2023년부터 이사 보수 한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SK·LG 등 주요 기업 계열사들이 이사 보수 한도를 감액하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통상 기업이 이사 보수 한도를 증액하는 주된 이유로는 신사업 확대와 해외 시장 개척 그리고 인수합병(M&A) 추진 등이 꼽힌다. 기업 성장 및 사업 확장과 함께 경영진의 의사 결정과 책임이 더욱 커지면서 이사진의 역할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동원산업은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담합 소송 문제를 해결하면서 올해 M&A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소송 부담이 해소된 만큼 신사업 확대 및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사 보수 한도 확대는 동원산업의 이사진 규모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상근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7명이었던 이사진은 올해 9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번에 선임되는 사내이사는 박상진 동원산업 사업부문 총괄임원, 장인성 동원산업 종합기술원장, 김세훈 동원산업 지주부문 총괄임원이다. 사외이사로는 현대차 연구개발총괄본부 부회장 등을 지낸 이현순 이사가 선임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사 보수 한도와 실지급 금액 간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 전체 이사진에게 지급된 보수 역시 책정된 한도인 80억 원에 크게 못 미쳤다. 실제 지급 총보수는 약 29억 8000만 원으로 이는 보수 한도의 약 37.25% 수준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사 보수의 급격한 증가가 주주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많은 기업들이 비용 절감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동원산업의 이 같은 행보가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사내·사외이사 수가 모두 늘었고 등기이사의 근속연수와 급여도 증가해 보수 한도가 상향된 것"이라며 "또한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사내·사외이사의 퇴직금도 포함되기 때문에 증가 폭이 커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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