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도 없던 시절"…45년 전 마지막 계엄령때 증시는 어땠나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선포…5.70% 하락·거래대금 최저치
증권가 "단기 변동성 불가피하지만 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 막혀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자료사진) 2024.12.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45년 전 1979년 마지막 계엄령 당시 한국 증시는 5%대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79년 10월 27일 한국종합주가지수(KCSPI)는 전일 대비 9.9포인트(p)(5.70%) 하락한 163.8로 집계됐다. 27일은 계엄령이 선포된 뒤 첫 개장일이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10월26일) 소식과 함께 비상계엄이 선포됐는데, 당시 하락 폭(9.9p)은 1972~1979년 증시 하락폭 중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대금은 56만 321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시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거래량은 평일의 6분의 1 정도인 90만 주에 머물렀고, 거래 요구가 있던 299개 종목 중 295개 종목이 하종가(하한 폭)까지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KCSPI가 적용된 것이다. 이는 1972년 1월부터 사용된 것으로 주식시장의 시황을 보여주는 최초의 지표다.

우리나라에서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가 들어선 것은 1956년 3월로 대한증권협회가 처음이었다. 초기엔 상장 기업이 소수에 불과했고 개인 투자자 참여도 미미했다.

현행 코스피 지수는 지난 1984년 1월 4일 도입됐다. 한국 경제가 산업화로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던 때 코스피가 출범했다. 지표 기준 시점은 1980년 1월 4일, 100이다.

1979년 10·26사태로 선포된 비상계엄이 5월17일 밤 12시를 기점으로 전국에 확대된 이후 주가는 또 다시 떨어졌다. 당시 비상계엄 확대 사유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었다.

주가는 KCSPI 기준으로는 3.81% 하락한 148.8을 기록, 1972~1979년 이후 증시 하락폭 중 두 번째로 큰 하락 폭(5.9p)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 기준으로는 111.09로 3.43% 내렸다.

간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 사태가 있었던 국내 증시는 첫 개장일인 이날 하락 중이지만 직전 대비 낙폭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오전 10시 42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1.81% 내린 2454.93, 코스닥은 2.11% 내린 676.24에 거래되고 있다. 두 지수는 1.90%대 하락하며 출발한 뒤 2%대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국내 증시의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 확대는 경계하지만, 비상 계엄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야간 선물 시장 등 낙폭 축소됐단 점을 감안하면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 개장 이후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은 불가피할 수 있겠지만 기재부, 한은 등 당국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적극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만큼 그 변동성 증폭의 지속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