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상장" 10만 개미 불만 폭발 '파두'…금감원 "위반 소지 살필 것"

파두 최악의 '어닝 쇼크'에 시가총액 1조원도 깨져
상장 주관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책임론 불가피

8월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파두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유도석 한국IR협의회 상무(왼쪽부터),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이부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보, 이지효 파두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2023.8.7/뉴스1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사기 상장' 논란이 불거진 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440110) 기업공개(IPO) 과정에 위법 소지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위법 소지가 발견될 경우 본격 조사에 착수, 상장 주관사들에 대한 조치도 이뤄질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파두가 지난 6월말 투자설명서를 제출할 당시 '매출 공백'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만약 내부적으로 실적 부진 사실을 알고도 투자설명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면 자본시장법상 중요 사실 기재 누락에 해당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파두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당시 2분기 매출은 의무 기재사항이 아니었지만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실적을 알고도 숨겼다면 법상 중요 사실 기재 누락에 해당할 수 있다"며 "위반 소지가 있다면 본격 조사에 착수하고, 그에 따라 상장 주관사들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파두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3만1000원) 대비 약 39% 하락한 수준이다. 가뜩이나 지지부진했던 주가에 지난 8일 공개한 3분기 실적이 화근이 됐다. 파두는 3분기 매출 3억2100만원, 영업손실 1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총 1조원대 기업의 분기 매출이 3억원대에 불과하단 사실에 투심이 빠르게 돌아서며 지난 9일에는 하한가를 쳤다.

지난 10일에는 22% 가까이 하락하면서 상장 이래 처음으로 시총 1조원을 하회했다. 전날엔 소폭 반등에 성공했으나 시총은 여전히 9200억원대다. 종가 기준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9월12일 시총(2조1810억원)과 비교하면 1조2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여기에 파두가 IPO를 진행 중이었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5900만원에 불과했단 사실도 알려졌다. 파두의 증권신고서 제출이 6월 말이었음을 감안하면 실적 부진 사실을 내부적으로 몰랐을 리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 주관사 책임론도 불가피하다. 파두의 상장 주관사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030490)은 투자설명서에 파두 기업 실사를 지난 6월29일까지 했다고 게재했다. 2분기 매출 공백 사실을 알았다면 중요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상장한 셈이 되고, 해당 사실을 몰랐다면 담당 기업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단 비판이다.

파두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파두의 올해 연간 예상 매출액은 1200억원으로 실제 이들이 거둔 실적과 큰 차이가 있다. 투자설명서에 글로벌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투자위험 요소를 적시해놓긴 했으나, 이와 같은 2분기 '어닝 쇼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파두는 해명에 나섰다. 파두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예상을 뛰어넘은 낸드(NAND)와 SSD 시장의 침체와 데이터센터들의 내부 상황이 맞물려 SSD 업체들 대부분이 큰 타격을 입었고 당사 역시 이를 피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의 당사의 실적 침체는 이러한 시장 상황에 기인했으며, 기존 고객사들이 파두 제품을 타제품으로 교체했다는 우려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4분기에는 기존 고객사들로부터의 발주가 이미 재개됐음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월 말 기준 파두의 소액주주수는 10만4975명이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