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매국노냐" 여의도 한복판서 애널리스트에 폭언…'도 넘은' 투자자들

'박지모' 투자자들, 에코프로 매도 리포트 쓴 증권사 연구원에 항의 사태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올해 처음으로 '매도' 리포트를 내며 에코프로(086520) 주가 과열 양상에 브레이크를 걸었던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에 대한 2차전지 투자자들의 항의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몰 앞에서 김 연구원과 '박지모'(박순혁을 지키는 모임) 카페 회원들 사이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박지모 회원들이 김 연구원의 행로를 가로막고, 그의 가방을 붙잡고 항의하면서다.

그 과정에서 박지모 회원들은 김 연구원을 향해 "매국노", "길을 막아라", "네가 뭔데", "돈을 받은 거냐", "얼마나 받았냐", "사진 찍고 촬영하겠다" 등의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전날은 김 연구원이 '인기투표와 저울'이란 보고서를 통해 에코프로의 목표가를 기존 55만5000원에서 42만원으로 24.3% 하향한 날이다. 에코프로의 목표가를 현 주가의 반토막 수준으로 제시한 것이다. 투자 의견도 '매도'를 유지했다.

앞서 김 연구원은 지난 4월 에코프로에 대해 처음으로 매도 의견을 내면서 2차전지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왔다. 매도 보고서 발간 이후 하나증권에 항의 전화가 쏟아졌고 금융감독원엔 김 연구원에 대한 민원이 다수 접수되면서 금감원이 김 연구원을 조사하는 해프닝(촌극)까지 벌어졌다.

급기야 첫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한 것이다. 한 박지모 회원에 따르면 박지모 회원들은 전날 오전 11시 금감원 앞에서 집회를 시작해 신한투자증권에 항의 방문한 뒤 가두행진을 하다 김 연구원을 발견, 곧바로 직접적 항의에 나섰다고 한다.

항의 시위에 동참한 한 투자자는 "김현수 리포트로 우리의 재산이 몇천씩 날라가는 모습에 잠 못 이루고 하루하루 불안함 속에 밥도 잘 못 먹으며 보낸 지 두어달이 넘어간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사자를 만났고 따라가서 물을 수 없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아서 쫓아가면서 질문했다"며 "에코프로 고평가가 자기 신념이라면 그 자리에서도 답변해줬어야 맞는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카페에 게재했다.

김 연구원과 하나증권 측은 별도의 대응에 나서진 않을 계획이다. 김 연구원은 "개인적으로 대응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에코프로는 상반기 1000%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7월 중순 증시에서 유일한 '황제주'(주당 100만원이 넘는 종목)에 올랐으나 현재 7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3% 하락하며 60만원선을 밑돌기도 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