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800만원에 주운 사람이 승자"…한밤 불태운 코인 투자자들

'계엄쇼크'에 국내서 '역프리미엄' 발생…투자자들 거래 폭증
투자자 중 일부는 대량 매도, 일부는 차익 거래 노리며 거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충격으로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이 국내 시장에서 3일 한때 급락했다. (업비트 차트 캡처)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충격으로 한때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낮은 '역프리미엄'이 시장에서 연출되자 국내 투자자들은 역프리미엄을 활용한 차익 거래 혹은 대량 매도세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4일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전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긴급 담화를 통해 선포한 비상계엄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역프리미엄을 형성하는 등 시세 충격이 커지자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증시와 달리 24시간으로 운영되는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비상계엄에 따른 시장 충격이 즉각적으로 코인 시장에 나타나자 투자자들 중 일부는 가상자산을 팔았고, 일부는 역프리미엄을 활용한 차익 거래를 거두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억3300만원에서 33.8% 하락한 8800만원대까지 급락했고, 이더리움도 500만원대에서 300만원대까지 하락, 도지코인은 580원대에서 300원대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간 바이낸스 기준, 한화로 1억3300만원대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보면 역프리미엄이 34%에 달한 것이다.

이 같은 역프리미엄은 국내 투자자들의 대량 매도세에 따라 발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비상계엄이 가져다 줄 '충격' 공포에 대량 매도세에 참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대량 매도세의 영향으로 업비트의 일일 거래량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글로벌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 기준, 4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통상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역프리미엄 발생 시 이를 글로벌 가격 기준까지 회복하려는 특성을 고려해, 차익 거래를 거두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업비트나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는 원화 입금 요청이 쇄도했지만, 갑작스러운 트래픽 증가로 인해 해당 거래소의 원화 입출금 요청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감안해, 원화 입출금이 아닌 스테이블코인(USDT)를 입금해, 차익 거래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룩온체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시간 만에 업비트에 2300억원에 달하는 1억6300만테더(USDT)가 유입됐다.

업비트가 원화 마켓 외 비트코인 마켓과 테더 마켓도 운영 중인 것을 감안하면 일부 국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대비 전송 속도가 빠른 테더를 입금해 테더 마켓에서 차익을 거두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비상계엄에 발빠르게 대응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 업비트와 빗썸 모두 앱과 일부 웹의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비상계엄 이후 국내에서 '패닉셀'이 발생했을 때 실제 거래를 진행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업비트 측은 전일 사이트가 마비된 시점에 거래는 정상적으로 체결됐는지와 입금 정상 처리 여부 등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커뮤니티에서는 '예약 매수'를 걸어놓은 투자자들의 경우, 거래가 체결됐다는 이들도 여럿 있다. 한 투자자는 "비트코인 조정 시 9000만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 생각해서 예약 매수를 걸어놓았는데 체결됐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