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작년 '역대급 코인 불장' 보낸 두나무, 배당 3배로 늘린다

지난해 주당 2937원에서 8777원으로 3배 '껑충'
주식발행초과금 이익잉여금으로 전환…3000억 규모 배당 실탄 확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지난해 '역대급' 가상자산 상승장에 힘입어 주당 배당금을 2937원에서 8777원으로 약 3배 늘린다. 역대 최대 규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1주당 8777원을 배당하는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현금배당은 두나무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2021년에 비해서도 더 큰 배당 규모다. 두나무는 지난 2021년 3조7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을 당시 주당 5786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또 지난해(2023년 귀속분)에는 정기배당으로 1주당 2937원을 배당했다. 배당 총액은 1022억원이었다.

최대주주인 송치형 회장(지분율 25.53%)은 올해 약 781억원을 배당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석우 대표는 지난해 보유 주식을 일부 처분해 이번에는 약 6억원을 배당받는다.

이번 배당 재원으로는 주식발행초과금에서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금액 3000억원이 사용된다. 두나무는 지난해 12월 임시주총에서 자본준비금 중 주식발행초과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남승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12월 임시주총에서 자본준비금 전환 이유에 대해 "배당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배당할 때 어떤 재원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세금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 주주 분들이 세금을 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영업활동으로도 재원은 확보할 수 있지만 주주 세금을 위해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소득세법 시행령은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받는 배당은 과세 대상 배당소득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두나무도 배당 재원 확보 방법으로 자본준비금 감액을 택했다.

두나무가 이처럼 배당을 늘린 데는 지난해 호실적과 더불어, 매출 증가에도 두나무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최초로 1억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상승장이었다. 두나무의 지난해 1분기 매출은 5311억원으로, 2021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 지난해 2분기 및 3분기에는 잠시 주춤했으나, 4분기 '트럼프 훈풍'으로 또 한 번 상승장이 찾아왔던 만큼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측된다.

그간 두나무 주가도 오르기는 했지만 실적 증가에 비해선 상승률이 크지 않았다. 두나무의 지난해 1월 초 주가는 11만5000원 선이며,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던 지난해 12월 기록한 고점은 21만7000원이었다. 현재는 15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두나무 주가의 역대 최고점은 지난 2021년 11월 가상자산 상승장 때 기록한 54만원이다. 당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증시 상장 소식에 두나무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많았다. 이후 지난해 또 한 번 상승장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두나무 주가는 2021년 때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두나무는 지난해 9월에도 주당 2932원, 1000억원 규모의 중간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편 두나무는 이번 정기 주총에서 배당 안건 외에도 사내이사 정민석, 임지훈 후보자를 재선임하는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