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비상계엄' 사태에…뜬눈으로 지새운 세종 관가
공직자들 퇴근 후 자정 넘긴 시간 속속 청사 복귀
장·차관 외부일정 최소화…"계엄 해제에도 혼란 여전"
- 이정현 기자, 나혜윤 기자,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나혜윤 임용우 기자 = 한밤 비상계엄 사태에 세종시 관가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발표에 부처 공무원들은 저마다 퇴근 이후 개인 일정을 보내다 자정이 넘은 시간 사무실에 복귀, 비상대기에 들어가는 등 혼란을 빚었다.
4일 세종시 관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7분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6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4시 30분 해제하기까지 정부부처 공무원들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자정을 넘긴 시각에도 부처마다 장관 주재의 긴급회의를 갖는 등 상황 대응에 분주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정쯤 1급 이상 간부들을 소집해 긴급 실물경제점검회의를 갖고,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경제산업 상황, 에너지 수급 등과 관련된 사항을 점검·논의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전 일찍 실·국장 긴급회의를 소집, 상황 종료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날 오전 회의를 진행했다. 송미령 장관은 용산 국무회의 종료 직후 곧장 세종으로 이동, 1급 이상 직원들과 대책회의를 가졌다. 비상계엄과 관련은 다소 떨어지나, 송 장관은 사회 혼란에 따른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날 예정된 부처별 일정 자체는 속속 취소되거나, 변경됐다. 각 부처 장·차관들은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고,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모습이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를 겪은 공직자들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대다수는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부처 고위급 관계자는 "한밤 기습 계엄은 낌새를 못챘다"면서 "계엄이 해제돼 다행이긴 한데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태다. 당황스러워 외부에 할 이야기도 없다"고 관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전날 오후 11시 이후 출입문을 폐쇄한 세종청부청사는 현재 평시 상태로 정상 운영 중이다. 세종청사에서 발급한 '일반출입증', '임시출입증' 소지자 모두 청사 출입이 가능하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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