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 식어가는 韓경제…'저성장 고착' 현실로
[저성장 쇼크]②수출 불확실성 증대+더딘 내수 회복…전망치 줄하향
한은, 내년 1.9%·2026년 1.8% 성장 전망…실현되면 최초 2년 연속 1%대
- 이철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우리 경제가 완연한 저성장 터널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기관들이 성장률을 줄줄이 낮게 조정한 가운데, 한국은행마저 내년 성장률을 잠재성장률(2%)에도 미치지 못하는 1.9%로 전망했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기관들은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하는 추세다.
최근 바클레이스·씨티·JP모건·HSBC·노무라 등 5곳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이들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 말보다 0.1%포인트 낮은 2.0%였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6일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기존 2.2%에서 1.8%로 하향 전망했다. 내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하반기에 무역 둔화 추세가 시작됐다"며 "향후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기업의 수출·투자 부진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은행마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예상한 것은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여기에 한은은 2026년 성장률도 1.8%로 전망하면서 장기 저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4년 이래 한국의 성장률이 2년 연속으로 2%를 밑돈 적은 한 번도 없다. 외환 위기가 닥친 1998년(-5.1%), 금융 위기를 겪은 2009년(0.8%), 코로나19 사태가 덮친 2020년(-0.7%)에도 이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반등했다.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 경제의 특성상 대외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의 확대는 가장 큰 불안 요인이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에 따라 미국이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출이 위축될 때는 내수라도 힘을 써줘야 한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1.1(2020=100)을 기록해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이는 지난 9월(-0.5%)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분기별로 보면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소매판매액지수에는 서비스업 등이 빠져있기 때문에, 전체 소비를 보면 현재 내수는 반등한 상황이 맞다"며 "저희 판단에는 분명 (소비가) 상승하는 흐름이 있지만, 그 힘이 약해 (소매판매의) 월별 등락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는 실질임금과 가계대출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실질임금이 1~2분기 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고, 가계대출은 28일에 기준금리를 완화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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