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 감축·수익 극대화'…양식장에 밀려드는 인공지능 기술

[오션테크2024 ②]수중환경 모니터링으로 사료 투여 '노르웨이'…카메라로 질병포착 '싱가포르'
인공지능 활용 고급데이터 생산자에게 제공…캐나다 벤처기업 '엑스퍼트씨'

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가 10월 2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7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

AI를 활용한 수중양식(출처:www.innovasea.com)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세계 어업 및 양식업 현황(SOFIA)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어업 및 양식업 생산은 2억 2320만 톤으로 급증했으며, 2020년 대비 4.4% 증가했다.

현재 양식산업은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방글라데시, 필리핀, 대한민국, 노르웨이, 이집트, 칠레 등 10개국이 전체의 89.8%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그 밖에 많은 저소득 국가들은 잠재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가능한 양식업에 필요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AI 등의 기술은 선진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돼, 저개발 국가에서 활용되는 형태로 구성되고 있다.

수산양식 분야의 기술은 농업과 제조업 분야에 비해 시장과 기술의 발전이 비교적 느린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다양한 방법으로 양식산업에 시도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AI기술은 양식장 기술 전과에 적용되고 일부는 상용화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의 적극적 도입은 드론, 정밀 센서, 로봇, 에너지 최적화, 다양한 알고리즘을 통해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효율성과 비용감소 측면에서 양식 생산성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cermaq의 ifarm 프로젝트_화상인식기술을 활용한 개체관리시스템 (출처: cermaq 누리집)

◇수중환경 모니터링으로 정확한 사료 투여 '노르웨이'…카메라로 질병포착 '싱가포르'

현재 활용되고 있는 양식 분야의 기술들은 대부분 특정 데이터에 의존해 생산량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는 대용량 컴퓨터로 사람처럼 사고·학습·판단하는 초거대 AI 기반의 연구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식산업은 매우 복잡한 물 및 외부의 환경 정보, 어류 등 생산물의 다양한 영상, 상황 및 어종에 따른 바이러스, 해충, 음성정보, 에너지 효율화에 따른 제어 정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생태계이다.

또 온난화, 가뭄, 홍수, 염분의 급격한 변화, 강수량 변화,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 변화 등의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AI기술이 도입되면 생산물에 대한 품질, 기후 등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력 최소화, 노동력 최적화 등 양식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생산, 가공 및 판매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 및 분석 전에 생성된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사용되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접목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양식 분야 AI기술은 어류, 조류, 플랑크톤 등의 식별 및 길이, 너비, 개체수, 색상과 같은 측정, 양식 환경, 어류행동 모니터링, 사료 공급, 질병 탐지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목적에 따라 활용 가능하다.

실제 Zhang et al은 먼바다 연어 양식장에서 어류 개체군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고 손실 없이 계산하는 자동화된 어류 계산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 기술을 사용해 95% 이상의 개체 인식 기술을 개발했다.

또 현재 대부분 수질이나 어류의 상태와 상관없이 일정 시간마다 사료를 공급하는 자동사료공급기에 수질 변화 데이터와 어류 행동을 연계해 유연하게 사료 공급을 하는 시스템도 연구되고 있다.

노르웨이 AKVA는 이러한 방식을 활용한 CCS 사료 공급 시스템으로 수중 환경을 모니터링한 후 정확한 사료를 투여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도플러 잔류 사료 센서, 환경 센서, 양식 비디오 카메라 및 기타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 병렬로 작동하는 40개 이상의 사료 라인과 단위당 1000개 이상의 탱크를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PC 또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작동한다.

여기에 더해 싱가포르 IPI에서 개발한 기술은 2D 또는 3D 카메라를 사용해 수조와 케이지에서 근적외선으로 조명을 비춰 질병 증상을 보이는 물고기를 포착하고, 물고기에서 반사된 적외선과 빛의 강도를 측정해 물고기피부 패턴을 식별할 수 있다.

엑스퍼트씨(xpertSea MAX)의 사진 촬영 방식(출처: xpertsea 누리집)

◇인공지능 활용 탄소 배출 감축·수익 극대화…캐나다 벤처기업 '엑스퍼트씨'

이러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질병 탐지, 성장예측, 시장 정보 등 고급데이터를 생산자에게 제공하는 기업으로는 캐나다의 벤처기업 '엑스퍼트씨(xpertSea)'가 있다.

캐나다 퀘벡에서 2011년 창업한 엑스퍼트씨는 과거 성장주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 기간을 정확히 파악하고, 양식어가에게 전체 생산 주기에 걸쳐 실행 가능한 데이터 기반 분석 능력과 의사결정이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또 수산물의 거래 방식을 개선해 전 세계로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 및 금융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사용해 양식장에서 식탁까지 생산과정의 투명성 제공으로 지속가능한 양식산업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AI기술을 활용해 양식어가의 운영 현대화와 수익 제고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50개국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1년에는 4회에 걸쳐 총 2920만 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 2022년에는 몬트리올 상공회의소로부터 '퀘벡 AI 스타트업 올해의 기업'으로 선정됐다.

엑스퍼트씨는 AI, 컴퓨터 데이터 분석을 결합해 양식물 성장 전주기의 정확한 자료를 제공해 양식어가의 수익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양식 수산물의 사료 섭취 속도를 감지하는 동시에 권장 사료 급여량을 계산하고, 수산물 활동량 분석 및 성장률을 예측하는 등 양식 생산자에게 실시간 자원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양식어가별 데이터(가격표, 현재까지의 사료 소비량, 사료 비용)를 활용해 예측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양식장의 수산물 성장을 모의실험을 통해 수확에 가장 적합한 날을 파악하고, 예상 수익과 비용의 정량화가 가능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기술(xpertSea Max)은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 양식장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몇 장의 사진으로 양식수산물이 75일 후 어떻게 될지 90%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해 시간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AI 기반으로 수확 날짜를 설정하고, 설정일 기준에 수확할 양, 양식장의 예상 수익 및 이익, 다음 입식일까지 계산이 가능하다.

최근 엑스퍼트씨는 치어부터 성어의 다양한 크기를 촬영해 AI 영상 분석으로 크기와 무게, 성장속도, 증체량, 무게분포, 평균 무게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주기적인 촬영을 통해 사료 공급의 문제점, 생존율도 예측할 수 있으며. 양식장 내의 산소포화도, PH농도 등과 연계해 보다 정확한 생산성 예측도 가능하다.

2023년 5월에는 에콰도르에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기후대응 스마트 생산으로의 전환 △양식장 내 탄소 개선의 구현 지원 △맹그로브 숲 복원 투자 등 중요 서식지 보호를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도 했다.

(출처: 아쿠아팜 4.0 혁신기술개발사업 기획보고서 발췌)

◇ "스마트양식 시스템 기술개발과 함께 시장 선도 위해…'표준화' 필수 요소"

현재 우리 양식산업은 기후변화, 노동력 부족, 환경 변화, 수산물 소비 감소 등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에서는 다양한 디지털화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양식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또 현장의 선도어가에서는 양식장의 규모화와 생산 단계별로 얻어지는 개별 데이터를 활용해 부분적으로 기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부 어가에서는 개별기기·기술에 ICT와 자동제어를 적용해 부분적으로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다.

여기에 어류의 먹이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육 환경에 따라 일정 시간 자동으로 사료를 공급하고, 전 주기데이터와 첨단기술 간 융합(지능정보기술+로봇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지능화 양식장 운영방식에 대한 연구도 시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상용화 시스템의 시장 선도를 위해 표준화를 필수적인 요소로 꼽고 있다.

김세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생산성 향상과 효율적인 유통물류를 실현하기 위해 양식 데이터, 양식 기자재 및 서비스에 이르는 다양한 국내외 표준의 중요성은 높으나, 표준화 수준은 극히 초기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디지털기술의 활용 및 AI기술의 적용을 위해 데이터의 원활한 공급은 필수적"이라며 "수산양식 분야는 농업이나 축산에 비해 관련 데이터를 공개·활용할 수 있는 민간·공공 센터는 매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식 기술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서는 데이터와 함께 다양한 지능화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공통 플랫폼 기반의 오픈 소스화 추진도 필요하다"며 "국내 관련 시장의 협소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고 이를 플랫폼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기술은 수산양식 분야의 중요한 기술로 활용되며 혁신적 산출물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그 본질은 결국 수산양식산업의 디지털화의 산출물인 데이터에 기반이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개발 및 운영되는 cermaq의 ifarm(출처: cermaq 누리집)

bsc9@news1.kr